LG전자 현대차 IPO 발판으로 인도 사업 확장, 공급망 재편 전략 핵심 부상  

▲ 전홍주 인도법인장(전무, 오른쪽)과 서동명 인도법인 경영관리담당(상무) 1일(현지시각)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기업공개 발표 기자회견에서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한국 제조 기업이 '인도 증시 상장'을 발판으로 인도 사업에서 날개를 편다.

인도 주식시장은 글로벌 기업들까지 활발히 진출할 정도로 자금 유치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한국 제조 기업의 공급망 재편 전략에 핵심 지역으로 떠오른다.

산제이 치카라 LG전자 인도법인 최고영업책임자(CSO)는 1일(현지시각) 인도에서  진행한 기업공개(IPO) 기자회견에서 “인도는 저렴한 인건비와 강력한 내수 수요를 갖춰 제조 허브로 선호가 높다”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LG전자는 오는 7일 인도법인 기업공개를 앞두고 인도를 글로벌 제조 거점으로 본격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LG전자는 14억 명의 인구로 거대한 소비시장을 갖춘 인도에 신규 가전 공장을 포함한 제조 기반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5월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에 6억 달러(약 8413억 원) 규모의 인도 제3 공장의 첫 삽을 떴다. 

여기에 증시 상장으로 자금을 유치한다면 인도 내수를 넘어 유럽 수출기지를 구축할 수 있다. 인도를 생산기지의 중심으로 삼는 새로운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치카라 CSO는 신설할 스리시티 공장을 두고 “유럽을 비롯한 새 시장 개척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리시티 공장은 내년 말 에어컨 생산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생산 제품을 늘린다.

LG전자의 행보는 최근 현대차그룹의 움직임과 유사하다. 현대차그룹도 낮은 인건비와 안정적 수요 기반을 갖춘 인도를 생산 거점으로 삼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해 10월22일 인도에 상장해 33억 달러(약 4조6200억 원)를 조달하고 연산 150만 대의 생산 체제를 현지에 구축하고 있다. 기아 또한 최근 인도에 신차 라인업을 확대하며 현지의 다양한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2일 기아가 소형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SUV)를 인도에 추가로 출시한다는 계획을 전하며 “토요타와 스즈키 등 다른 업체는 대형 하이브리드차에만 집중했다”고 짚었다.  
 
LG전자 현대차 IPO 발판으로 인도 사업 확장, 공급망 재편 전략 핵심 부상  

▲ 현대자동차가 인도 첸나이 스리페룸부두르에 운영하는 자동차 공장에서 2022년 노동자들이 차량 앞유리를 조립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LG전자와 현대차 등 한국 제조기업이 인도 현지법인 상장을 병행하면서 생산 거점을 확대하는 움직임은 인도 증시의 장점을 활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 증시는 풍부한 유동성을 갖추고 있어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면 자본 조달이 수월하다. 

올해 3분기 인도 주식 시가총액은 5조80억 달러(약 7016조 원)로 집계됐다고 금융전문 매체 머니컨트롤이 1일 전했다. 

이에 한국 CJ대한통운의 인도 자회사 CJ다슬은 2023년 11월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상장 예비서류를 제출했다. 

글로벌 유통기업 월마트와 아마존, 식음료 제조 기업 코카콜라 등도 자회사나 현지법인의 인도 증시 상장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당국 또한 외국계 제조업 유치를 산업정책의 핵심으로 두고 있어 기업들은 제도적 안정성과 정책적 인센티브도 기대하고 있다. 

조사업체 엠케이글로벌의 야틴 싱 투자부문 최고경영책임자(CEO)는 로이터를 통해 “다국적 기업이 인도 상장을 모색하는 이유는 풍부한 유동성으로 시장 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LG전자와 현대차, 기아 등 기업이 인도 생산 거점을 늘려 공급망을 재편하면 무역 장벽을 우회한다는 장점도 있다. 

글로벌 보호무역 확대로 각국이 관세를 인상하는 가운데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현대차그룹과 LG전자 사례처럼 인도법인 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해 현지 사업을 확대하는 방식이 공급망 재편에 핵심전략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문사 케지리왈리서치의 아룬 케지리왈 설립자는 로이터를 통해 “인도 기업공개 행렬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