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국내증시 주도주 노릇을 해온 조선주, 방산주, 원전주의 전망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과 방산의 경우 여전히 기대감이 많지만, 원전에 대해선 우려섞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
 
국내증시 숨고르기 하는 주도주 전망은, 조선주 방산주 '맑음' 원전주 '흐림'

▲ 국내 증권가에선 조선주에 대해 여전히 기대할 만하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의 ‘SOL 조선TOP3 플러스’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하반기 들어 줄곧 오르면서 지난 8일 장중 고점(3만1235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엔 주가가 크게 내린 후 반등과 반락을 반복하면서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채 주춤한 상태다.

마찬가지로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 ETF는 7월31일 장중 고점을 찍고 현재 크게 추락한 상태이며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원자력iSelect’ ETF도 8월7일 고점 이후 크게 내렸다.

이들 세 ETF는 각 업종별로 대표 종목들을 담고 있어 업종 전반의 주가추이를 잘 보여준다.

이들이 조정을 겪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방산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진행되면서 주가가 내렸고, 원전주는 웨스팅하우스와 한국 원전 기업들 간의 불공정 계약 논란이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국내 증권가는 조선과 방산에 대해선 장기적으로 긍정 신호를 보내는 반면 원전에 대해선 조심스런 접근을 하기 시작했다.

우선 조선은 미국과의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 정부는 낙후된 조선 인프라의 개선과 해군력 부활을 위해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에 양국 간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한화그룹의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를 들 수 있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대형 조선업체가 미 해군향 함정 대량 수주를 통해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이는 비전투함 완전건조 사업보다 더 큰 규모의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라 말했다.

다만 기대감을 지나치게 확대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예를 들어 한국 정부가 군산조선소를 미국 해군 함정용 유지보수(MRO) 기지로 활용할 가능성 등은 낮다는 것이다.

김용민 연구원은 “MRO는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오히려 미국 군함을 주로 건조할 대형주 위주의 수혜가 전망된다”며 “배당 구조상 그룹 내 현금곳간 역할을 하며, 이 재원을 활용해 미국에 직접투자를 할 HD한국조선해양이 최선호주”라 말했다.

종전협상으로 인해 조정에 들어간 방산주도 근본적인 경쟁력은 바뀌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종접협상은 러시아측이 요구하는 바가 많아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러-우 전쟁이 종전된다 해도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라는 근본적인 요인은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현재 종전협상 구도에서는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편입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곧 무력을 통한 영토침탈이 가능하다는 교훈으로 이어져 무기 수요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단 휴전 협상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며 만약 된다고 하더라도 정황상 러시아의 요구가 많이 관철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을 방산주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유상증자 자금을 통해 해외생산 기지를 확보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선호주”라 말했다.
 
국내증시 숨고르기 하는 주도주 전망은, 조선주 방산주 '맑음' 원전주 '흐림'

▲ 두산에너빌리티 등 원전주 주가는 웨스팅하우스와의 불공정 계약 논란에 최근 크게 내렸다.


반면 원전의 경우 웨스팅하우스 불공정 계약 논란에 더해 근본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1차 원전 르네상스가 시작된 2008년(2601테라와트시)을 기점으로 2024년(2667테라와트시)까지 전세계 원전 발전량은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국의 원전 발전량이 539% 급증했지만 중국을 제외하면 오히려 11% 감소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원전 건설 계획 규모도 2008년 109기가와트에서 2014년 199기가와트까지 증가했지만, 2024년에는 87기가와트까지 떨어졌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정 부는 다시 원전 르네상스를 외치고 있지만 과거 대비 원전의 펀더멘탈은 더 악화된 상황”이라며 “재생에너지의 발전 원가가 급락하면서 대형 원전 대비 30~40% 수준밖에 되지않기 때문”이라 말했다.

이어 “최근에 기대를 모으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은 대형원전 대비 발전원가가 2배 이상 높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