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동원 농심 회장이 농심그룹의 미래 성장 기틀을 다지고 있다.
농심은 전체 매출 가운데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80%에 이르는데 신 회장은 미래 신사업을 통해 농심그룹의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신 회장은 건강기능식품, 스마트팜, 비건푸드 등 농심그룹의 미래 먹거리가 될 사업을 적극적으로 밀어주면서 비전으로 내건 '뉴 농심'을 향한 걸음을 차근차근 내딛고 있다.
13일 농심에 따르면 스마트팜 사업이 잇따라 해외 수출에 성공하면서 신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농심그룹 신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농심이 국내 스마트팜 기술업체들과 꾸린 컨소시엄은 12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천만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1월 오만에 20만 달러 규모의 첫 수출을 성사시킨 농심의 스마트팜 사업은 올해 들어 아랍에미리트(1600만 달러 규모)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진출하며 중동지역에서 빠르게 세를 키워가고 있다.
농심 스마트팜 사업은 사내 스타트업팀 닥터팜과 농심그룹의 산업플랜트 계열사 농심엔지니어링이 협력해 추진하고 있다. 닥터팜이 영업과 마케팅, 작물 연구 등 사업화를 수행하고 농심엔지니어링은 스마트팜의 설계와 제작을 맡고 있다.
푸드테크업계에서는 농심 스마트팜 사업의 다음 진출 국가로 카타르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이병학 농심 대표이사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카타르-한국 스마트팜 이니셔티브' 세미나에서 참석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농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카타르 수출 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공개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농심은 1995년부터 스마트팜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에는 과자 '포테토칩' 제조에 쓰이는 감자 품종을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2008년에는 시제품 스마트팜을 안양공장에 설치하면서 연구 대상 작물을 확장했으며 2018년에는 사내 스타트업 닥터팜을 결성해 사업화에 들어갔다.
신 회장은 2021년 7월 농심 회장 자리에 오른 뒤 변화와 혁신을 통해 '뉴 농심'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그 일환으로 사업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뉴 농심은 구체적으로 △해외사업 강화 △사내외 스타트업 지원을 통한 신사업 육성 △라면 제품력 강화 △친환경 중심의 ESG경영 강화 등을 추진해 고객들에게 삶의 동반자가 되는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신 회장이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건강기능식품 사업이다. 농심은 2020년 3월 건기식 브랜드 '라이필'을 론칭하고 콜라겐, 프로바이오틱스, 오메가3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시켜왔다.
농심에 따르면 건기식 제품 '라이필 더마 콜라겐'은 2020년 3월 출시 이후 지난해 말까지 누적 매출로 800억 원을 기록했다.
건기식 사업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신 회장은 생산 역량을 지닌 건기식 업체의 인수합병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농심은 건기식업체 천호엔케이의 인수를 추진했으나 가격에서 눈높이가 맞지 않아 무산됐다. 신 회장은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인수합병 후보를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건기식과 식물공장 솔루션, 외식 사업을 고도화해 육성하고 사업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수합병(M&A)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신 회장은 비건푸드 시장에도 도전장을 냈다.
농심은 2021년 1월 비건식품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하고 식물성 대체육 간편식 등을 내놓은 데 이어 2022년 8월에는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키친'의 문을 열었다.
이어 지난해 9월에는 베지가든의 가정간편식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브랜드 사업을 계속 키우고 있다. 현재 베지가든은 냉동식품·즉석 편의식·소스·양념·식물성 치즈 등 제품 50여 종을 판매하고 있다.
신 회장이 이처럼 신사업에 매달리는 이유는 라면 위주의 농심 매출 구조를 다변화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농심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3조 원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라면업계의 맏형으로서 자존심을 세웠지만 전체 매출에서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이르렀다. 라면이 경쟁력이자 구조적인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2분기에는 원·부재료 가격 및 환율 상승으로 국내 사업에서 24년 만에 적자를 내며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라면 중심 사업구조의 취약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국내 라면시장 규모는 2013년부터 2조 원 안팎에서 성장이 정체돼 있다. 아직 안정적인 시장이기도 하지만 저출산 등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로 미래 성장을 장담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신 회장은 농심그룹 창업자인 고 신춘호 회장의 장남으로 1958년 태어났다. 고려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무역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9년 농심의 해외사업부 평사원으로 입사해 일본 도쿄지사장, 정책조정실 상무를 거쳐 1997년 농심 국제담당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00년에는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2010년부터 농심그룹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 대표이사를 쭉 맡았다가 2021년 농심 회장에 올랐다. 신재희 기자
농심은 전체 매출 가운데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80%에 이르는데 신 회장은 미래 신사업을 통해 농심그룹의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오늘Who] 신동원 '뉴 농심' 초석 깐다, 매출 3조 농심 사업다각화 속도](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212/20221208110050_25630.jpg)
▲ 신동원 농심 회장이 농심그룹의 미래 성장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신 회장은 2021년 7월 회장 취임 당시 내세웠던 비전인 '뉴 농심'을 달성하기 위해 스마트팜, 건강기능식품, 비건푸드 등의 신사업을 밀어주고 있다.
신 회장은 건강기능식품, 스마트팜, 비건푸드 등 농심그룹의 미래 먹거리가 될 사업을 적극적으로 밀어주면서 비전으로 내건 '뉴 농심'을 향한 걸음을 차근차근 내딛고 있다.
13일 농심에 따르면 스마트팜 사업이 잇따라 해외 수출에 성공하면서 신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농심그룹 신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농심이 국내 스마트팜 기술업체들과 꾸린 컨소시엄은 12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천만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1월 오만에 20만 달러 규모의 첫 수출을 성사시킨 농심의 스마트팜 사업은 올해 들어 아랍에미리트(1600만 달러 규모)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진출하며 중동지역에서 빠르게 세를 키워가고 있다.
농심 스마트팜 사업은 사내 스타트업팀 닥터팜과 농심그룹의 산업플랜트 계열사 농심엔지니어링이 협력해 추진하고 있다. 닥터팜이 영업과 마케팅, 작물 연구 등 사업화를 수행하고 농심엔지니어링은 스마트팜의 설계와 제작을 맡고 있다.
푸드테크업계에서는 농심 스마트팜 사업의 다음 진출 국가로 카타르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이병학 농심 대표이사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카타르-한국 스마트팜 이니셔티브' 세미나에서 참석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농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카타르 수출 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공개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농심은 1995년부터 스마트팜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에는 과자 '포테토칩' 제조에 쓰이는 감자 품종을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2008년에는 시제품 스마트팜을 안양공장에 설치하면서 연구 대상 작물을 확장했으며 2018년에는 사내 스타트업 닥터팜을 결성해 사업화에 들어갔다.
신 회장은 2021년 7월 농심 회장 자리에 오른 뒤 변화와 혁신을 통해 '뉴 농심'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그 일환으로 사업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뉴 농심은 구체적으로 △해외사업 강화 △사내외 스타트업 지원을 통한 신사업 육성 △라면 제품력 강화 △친환경 중심의 ESG경영 강화 등을 추진해 고객들에게 삶의 동반자가 되는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신 회장이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건강기능식품 사업이다. 농심은 2020년 3월 건기식 브랜드 '라이필'을 론칭하고 콜라겐, 프로바이오틱스, 오메가3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시켜왔다.
농심에 따르면 건기식 제품 '라이필 더마 콜라겐'은 2020년 3월 출시 이후 지난해 말까지 누적 매출로 800억 원을 기록했다.
건기식 사업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신 회장은 생산 역량을 지닌 건기식 업체의 인수합병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농심은 건기식업체 천호엔케이의 인수를 추진했으나 가격에서 눈높이가 맞지 않아 무산됐다. 신 회장은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인수합병 후보를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건기식과 식물공장 솔루션, 외식 사업을 고도화해 육성하고 사업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수합병(M&A)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신 회장은 비건푸드 시장에도 도전장을 냈다.
농심은 2021년 1월 비건식품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하고 식물성 대체육 간편식 등을 내놓은 데 이어 2022년 8월에는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키친'의 문을 열었다.
이어 지난해 9월에는 베지가든의 가정간편식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브랜드 사업을 계속 키우고 있다. 현재 베지가든은 냉동식품·즉석 편의식·소스·양념·식물성 치즈 등 제품 50여 종을 판매하고 있다.
신 회장이 이처럼 신사업에 매달리는 이유는 라면 위주의 농심 매출 구조를 다변화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농심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3조 원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라면업계의 맏형으로서 자존심을 세웠지만 전체 매출에서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이르렀다. 라면이 경쟁력이자 구조적인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2분기에는 원·부재료 가격 및 환율 상승으로 국내 사업에서 24년 만에 적자를 내며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라면 중심 사업구조의 취약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국내 라면시장 규모는 2013년부터 2조 원 안팎에서 성장이 정체돼 있다. 아직 안정적인 시장이기도 하지만 저출산 등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로 미래 성장을 장담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신 회장은 농심그룹 창업자인 고 신춘호 회장의 장남으로 1958년 태어났다. 고려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무역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9년 농심의 해외사업부 평사원으로 입사해 일본 도쿄지사장, 정책조정실 상무를 거쳐 1997년 농심 국제담당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00년에는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2010년부터 농심그룹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 대표이사를 쭉 맡았다가 2021년 농심 회장에 올랐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