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인섭 하이트진로 대표이사(사진)가 8일 경기 용인시 하이트진로 통합연구소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20여 년 전부터 이어온 기린맥주와 협업이 단순한 수입과 판매 중심에서 생산 단계로 넘어가게 됐다.
장인섭 대표는 8일 경기 용인시 하이트진로 통합연구소에서 미디어 관계자 약 80명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어 "아시아 최초로 이치방 시보리 라이선스 생산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생산을 통해 안정적 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신선한 품질의 이치방 시보리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기술협정은 생산 현장의 이전을 너머 한층 발전된 품질을 만드는 전략적 파트너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이트진로가 일본 기린맥주의 이치방 시보리를 국내에서 생산하게 된 것은 2011년 기린맥주와 독점 수입 계약을 맺은 지 약 15년 만이다. 생산공장은 하이트진로 전북 전주공장이다. 생산은 9월 시작됐으며 첫 물량은 10월에 출고됐다.
장 대표는 "2004년부터 약 20년 동안 이치방 시보리의 맛과 품질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며 "그 결과 이치방 시보리는 2025년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 일본 프리미엄 맥주로 자리매김했다"고 강조했다.
하이트진로는 과거 기린맥주와 독점 수입 계약을 체결하면서 판매 추세에 따라 기술 제휴를 통한 국내 생산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라이선스 생산으로 수입과 판매를 중심으로 이어온 두 회사 사이 협력이 생산 단계로 넘어가게 됐다.
당장 하이트진로가 생산하게 되는 물량은 캔 제품에 한정된다. 병맥주나 생맥주는 생산이 안정화되면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하이트진로는 연간 이치방 시보리 캔 수입량 150만 리터(ℓ)의 75%인 112만5천 리터를 생산해 유통하겠다고 밝혔다. 라이선스비는 매출에 비례해 기린맥주에 지불하는 구조다.
▲ 장인섭 하이트진로 대표이사(왼쪽 두 번째)와 권광조 하이트진로 프리미엄권역장(오른쪽 첫 번째) 등 하이트진로 임직원들이 8일 경기 용인시 하이트진로 통합연구소에서 열린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하이트진로 전주공장 초도 생산물량 개봉식을 마친 뒤 시음을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권 권역장은 "하이트진로에 있어 기린 이치방 시보리는 수입 맥주 비즈니스의 시초이자 중요도가 높은 브랜드"라며 "20여 년 동안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한국 현지 생산을 함께 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내 생산의 가장 큰 명분은 공급 안정성과 신선도다.
하이트진로는 기린 이치방 시보리를 한국에서 생산하면 운송기간을 한 달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 제품에 비해 물량 변동, 관세, 국제 물류 리스크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진다.
권 권역장은 "이번 한국 현지 생산의 의미는 기린 이치방 시보리가 한국 소비자와 더 가까워지는 것"이라며 "한국 소비자들은 더 신선하게 제품을 만날 수 있고 하이트진로는 더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생산에 따른 물류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권 권역장은 "비용 절감분을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에 투자해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권광조 하이트진로 프리미엄권역장(사진)이 8일 경기 용인시 하이트진로 통합연구소에서 '기린 이치방 시보리' 한국 생산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권 권역장은 "매출 및 생산량 등 판매목표를 명확하게 말씀드리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지금 과제는 '첫 생산'이다보니 해외 수출 계획이나 신제품 공동개발 등 미래 단계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핵심은 '첫 번째로 짜낸 맥즙'만 사용하는 이치방 시보리 제법이다. 하이트진로는 기린맥주의 표준 제조 노하우를 전수받아 원료와 공정, 품질관리 기준을 전주공장 생산라인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국내 생산은 하이트진로 전주공장 운영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하이트진로 전주공장은 올해 상반기 가동률이 57.7%에 그쳤다.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 맥주부문 전체 평균 가동률 74.7%를 크게 밑돈다.
전주공장은 앞으로 하이트진로 생산체계에서 역할이 더 커진다. 하이트진로는 16일 익산공장의 소주 생산을 종료한 뒤 전주공장으로 소주 생산 물량을 넘긴다. 이에 따라 전주공장은 하이트진로에서 처음으로 소주와 맥주를 함께 생산하는 공장이 된다.
여기에 기린 이치방 시보리 국내 생산까지 더해지면 전주공장의 생산 품목과 활용 범위는 더 넓어진다. 장 대표로서는 전주공장을 소주·맥주 복합 생산기지로 바꾸는 과정에서 일본 프리미엄 맥주 물량까지 확보하게 된 셈이다.
기린 이치방 시보리 생산 물량이 하이트진로 전체 맥주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 정도가 될 것으로 파악됐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국내 생산을 위해 별도 설비투자나 생산라인 증설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주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