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신사는 16일 서울 성동구 '무신사스토어 성수'에서 오프라인 팝업 '조조타운 인 무신사'를 열고 일본 패션 브랜드를 소개했다. 사진은 박준영 무신사 CGO가 행사 현장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박준영 무신사 최고글로벌책임자(CGO)는 16일 서울 성동구 '무신사스토어 성수'에서 열린 오프라인 팝업 '조조타운 인 무신사' 미디어데이에서 이렇게 말했다.
무신사는 최근 '일본판 무신사'로 불리는 현지 온라인 패션 플랫폼 조조타운과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기존에는 조조타운의 현지 유통망을 활용해 한국 패션 브랜드의 일본 진출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무신사가 나서 한국에서 일본 브랜드의 진출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신사는 이날 오프라인 매장 무신사스토어 성수에서 조조타운에 입점한 일본 패션 브랜드를 소개하는 팝업 행사를 열었다. 오프라인 팝업은 이날부터 31일까지, 온라인에서는 11월16일까지 기획전을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일본 패션 브랜드 15곳이 참여했다. △그란시 △메리제니 △뷰티앤유스 유나이티드 애로우즈 △스나이델 등이 대표적이다.
팝업 공간은 무신사스토어 성수 전체 매장 면적의 절반가량인 약 330㎡(100평) 규모로 마련됐다. '조조 이즈 커밍 투 타운(ZOZO is Coming to Town)'이라는 콘셉트에는 한국 소비자에게 조조타운을 처음 소개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매장에 들어서자 검은색과 흰색으로 꾸며진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바닥에는 횡단보도와 도로를 본뜬 그래픽이 그려져 있었고 공간 중앙에는 '조조타운(ZOZOTOWN)'이라는 글자로 만든 대형 입체 조형물이 자리 잡고 있었다.
매장 벽면에 설치된 대형 화면도 눈길을 끌었다. 화면에서는 모델들이 거리를 걷는 영상이 흘러나왔다. 현장 관계자는 "일본과 한국의 패션이 만나는 '교차로'를 형상화했다"며 "일본의 패션이 한국 소비자에게 퍼져 나간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조조타운은 조만호 무신사 총괄대표가 플랫폼 사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벤치마킹했던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패션 브랜드를 한곳에 모아 판매하고 신진 브랜드를 발굴해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무신사와 닮아 있다.
출발점도 비슷하다. 조조타운 창업자 마에자와 유사쿠는 수입 음반 판매사업으로 시작했지만 2004년 온라인 의류 판매에 뛰어들어 조조타운을 선보였다. 조만호 대표가 2001년 신발 커뮤니티를 운영하다가 2009년 패션 플랫폼 사업에 뛰어든 것과 유사하다.
이렇게 출발한 두 회사는 각각 일본과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조조타운은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연간 거래액으로 약 6600억 엔(5조7천억 원)을 기록했다. 연간 구매 고객은 1300만 명을 넘고 취급 브랜드도 1만1천 개 이상이다. 무신사 역시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5조 원을 넘어섰다.
각국에서 대규모 고객과 브랜드를 확보한 두 플랫폼이 손잡으면서 한국과 일본의 패션 브랜드가 상대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통로도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무신사는 이번 팝업으로 J패션(일본 패션)의 한국 시장 진입을 돕는 역할을 맡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 브랜드들은 행사 기간 무신사가 국내에 구축한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활용해 한국 소비자에게 상품을 선보이고 실제 구매 수요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별도로 국내에게 공간을 마련하지 않도도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박준영 CGO는 이날 "해외 브랜드가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만큼 본격적인 투자에 앞서 현지 소비자의 수요와 구매 가능성을 검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무신사의 온·오프라인 인프라를 활용해 일본 브랜드가 한국에서 진출 가능성을 확인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 이날 야마사키 타카오 조조타운 사업총괄(사진)도 행사 현장을 찾았다. 조조타운은 이번 팝업을 일본 브랜드의 한국 시장성을 확인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야마사키 타카오 조조타운 사업총괄은 이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과거 무신사와의 협업을 통해 오프라인 공간의 중요성을 실감했다"며 "한국 내 추가 사업 확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지만 이번 팝업을 통해 어떤 브랜드와 상품이 인기를 얻는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신사가 일본 브랜드의 한국 진출까지 지원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조조타운과 일본 시장에서 쌓아온 협력 관계가 있다.
두 회사는 2024년 12월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으며 본격적으로 협력하기 시작했다. 당시 조만호 대표가 조조의 일본 본사를 직접 방문해 사와다 고타로 조조 대표이사와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약에 따라 무신사는 지난해 11월 조조타운에 '무신사 조조타운점'을 개설하며 한국 패션 브랜드의 일본 판로를 확대했다. 현재 한국 패션·뷰티 브랜드 2100곳 이상이 입점해 상품 30만여 개를 판매하고 있다.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한국 패션 브랜드가 일본에서 접하기 어려운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대를 갖췄다는 인식도 형성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조타운 관계자는 "일본에도 다양한 디자인이 있지만 한국 브랜드에는 일본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유행에 맞는 디자인이 많다는 인식이 있다"며 "가격대도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시장에서 K패션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무신사의 자체 온라인 사업도 성장하고 있다.
무신사 글로벌스토어의 일본 지역 거래액은 2025년 기준 2023년보다 5배 이상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일본 신규 가입 회원 수와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배 이상 증가했다.
기존 협력이 한국 브랜드의 일본 판로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성수 팝업은 일본 브랜드도 무신사의 국내 유통망을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무신사는 앞으로 해외 브랜드의 국내 시장 반응을 확인하는 팝업부터 편집숍 입점, 정식 유통계약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 진출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이번 팝업에서 확인한 일본 브랜드들의 소비자 반응이 향후 무신사 입점이나 정식 유통 협력으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박준영 CGO는 "무신사가 지향하는 글로벌 사업은 K패션을 해외에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며 "한국과 해외의 브랜드가 서로의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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