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주요 20개국(G20)에 공급망 회복력 강화와 취약계층 보호,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동력 투자를 주문했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글로벌 불균형 해소를 위한 국제 협력을 강조했다. 일본과 호주, 독일 등 주요국 재무장관들과도 만나 금융·공급망·첨단산업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중인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5일(현지시각) 퀸시리낏 컨벤션센터에서 칸다 마사토 ADB 총재와 면담을 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재정경제부는 이 부총리가 15일(현지시각) 태국 방콕에서 열린 G20·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취임한 이 부총리가 처음 참여한 주요 다자 국제무대다.

이 부총리는 G20 회의에서 중동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공급망 교란과 고물가·고금리 대응, AI 등 신기술 변화에 따른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세계 경제의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G20 회원국들이 공급망 회복력을 높이고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한편 AI 등 미래 성장동력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 G20 회원국들은 경제성장과 글로벌 불균형·부채 문제, 금융안정과 규제 개선, 금융 이해력 제고 등 핵심 주제들을 집중 논의했다.

이 부총리는 올해 G20 의장국인 미국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내년에는 한국이 미국, 영국과 함께 G20 트로이카를 구성하는 만큼 세계 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트로이카는 전임·현임·차기 의장국이 협력해 G20 주요 의제의 연속성과 정책 조율을 지원하는 체제다. 올해 미국에 이어 2027년 영국, 2028년 한국이 G20 의장국을 맡는다.

이 부총리는 같은 날 저녁 초청국 자격으로 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도 참석했다.

한국은 지난 5월에 이어 이번에도 G7 재무장관회의에 초청됐다. 한국이 두 차례 연속 초청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총리는 특정 국가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다른 국가의 경상수지 적자 누적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폭넓은 거시경제 정책과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글로벌 불균형 등 세계 경제의 주요 과제에 대응하려면 G7 내부의 협력뿐 아니라 G20 거버넌스를 통한 포괄적인 국제 협력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후 아프리카를 주제로 열린 G7 재무장관회의 부대행사에서 이 부총리는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바탕으로 투자와 부가가치 창출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장관급 회의(KOAFEC)를 언급하며 한국이 아프리카의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서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뜻도 전했다.

이 부총리는 회의 참석을 계기로 주요국 재무장관 및 국제금융기구 수장과 잇달아 양자 면담도 진행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장관과는 100억 달러 규모의 한일 통화스와프 계약을 2029년 11월까지 3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통화스와프가 금융협력과 공조의 상징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과는 올해 G20 글로벌 불균형 스터디그룹의 공동 의장을 맡으며 쌓은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다자 무대에서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 부총리는 기획재정부 차관보 재직 시절인 2021년 11월 국내 요소수 수급난 당시 호주의 긴급 물량 확보 지원에 감사를 표하고 에너지와 핵심광물 등 공급망 분야에서도 양국의 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

라르스 클링바일 독일 부총리 겸 재무장관과는 약식 면담을 갖고 한국의 3대 메가프로젝트 등 주요 AI 투자계획을 소개했다.

독일 측은 자동차·화학·제약 등 전통 산업에서 피지컬 AI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첨단산업 경쟁력을 갖춘 한국과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했다.

존 힐리 영국 재무장관과는 청년 고용 등 경제 회복력 강화를 위한 재무당국 간 협력을 논의했다. 양측은 G20 트로이카를 통한 글로벌 현안 대응에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싱가포르의 인드라니 투라이 라자 재무부 제2장관과는 내년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의 공동 의장을 맡을 예정으로, 역내 금융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부총리는 특히 한국이 추진하는 전략형 국부펀드와 관련해 싱가포르 국부펀드 운용사 '테마섹'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협력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칸다 마사토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와는 지난달 칸다 총재의 방한 및 이재명 대통령 예방 당시 논의한 AI와 핵심광물, 원전 분야 협력의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이 부총리는 정상외교 성과가 구체적 협력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ADB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하고 우수한 한국 인력의 ADB 진출 확대에도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