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사진)이 공을 들여온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 사업의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신세계그룹>
그동안 신규 점포 출점이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기존 매장 매출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신규 출점 효과에 기존 매장의 성장세까지 더해지면서 이마트 전체 실적에서 트레이더스의 기여도가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이마트 실적을 종합해보면 최근 트레이더스는 신규 점포뿐 아니라 기존 매장에서도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트레이더스의 9월 기존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2% 증가했다. 신규 점포를 포함한 전체 매출 증가율 18.1%보다 3.1%포인트 높았다.
기존점은 전년도 1월부터 12월까지 한 해 동안 영업한 점포를 의미한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마곡점과 9월 개점한 구월점은 올해 기존점 실적에서 제외된다.
7월에는 트레이더스의 기존점 매출 증가율이 8.5%로 전체 증가율 14.7%를 밑돌았다. 8월에도 기존점 매출은 10.6% 늘어 전체 증가율 17.0%보다 낮았다.
그러나 9월에는 기존점 매출 증가율이 전체 성장률을 웃돌았다. 신규 출점에 따른 매출 확대에 더해 기존 매장의 성장세도 한층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누적 실적에서는 트레이더스가 이미 할인점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1~9월 트레이더스의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 증가했다. 할인점의 매출 증가율 3.5%보다 8.8%포인트 높았다. 같은 기간 기존점 매출 증가율도 트레이더스가 7.1%로 할인점의 5.5%를 앞섰다.
트레이더스는 외형뿐 아니라 수익성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트레이더스는 총매출 3조8520억 원, 영업이익 1293억 원을 기록했다. 2024년보다 매출은 8.5%, 영업이익은 39.9% 증가했다. 2010년 첫 점포를 연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천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이마트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2771억 원이었다. 트레이더스 영업이익은 이 가운데 약 47%에 해당한다. 매출 규모에서는 일반 할인점에 크게 못 미치지만 이익 창출에서는 이미 이마트의 핵심 사업부로 자리 잡은 셈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트레이더스는 올해 상반기 총매출 2조529억 원, 영업이익 824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총매출은 10.0%, 영업이익은 12.7% 늘었다.
상품 경쟁력 강화가 실적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트레이더스는 대용량 상품을 중심으로 자체 브랜드와 단독 상품, 먹거리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자체 브랜드 'T스탠다드'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지난해 2분기보다 2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저렴한 가격의 먹거리 상품을 판매하는 'T카페' 매출도 13.9% 늘었다.
같은 기간 트레이더스 방문 고객 수도 3.7% 증가했다. 신규 점포 출점과 상품 경쟁력 강화가 고객 유입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 이마트 실적에서 창고형 할인점 사업부인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인천 남동구에 있는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 구월점 외관. <이마트>
이러한 성장세는 정 회장이 오랫동안 추진해 온 창고형 할인점 육성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회장은 부회장 시절부터 트레이더스를 일반 할인점과 차별화된 사업으로 육성해 왔다.
대표적인 변화는 2022년 10월 추진한 브랜드 개편이다. 당시 이마트는 '이마트트레이더스'를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으로 바꾸고 유료 회원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매장 운영 방식을 유지하면서 유료 회원에게 추가 할인과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구조다. 일반 할인점과 차별화하면서도 회원만 이용할 수 있는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와 차별화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었다.
당시 이마트는 트레이더스를 디지털 시대에도 지속 성장할 미래 핵심 동력으로 규정하고 상품 경쟁력 강화와 점포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노재악 당시 이마트트레이더스 본부장은 "급변하는 유통환경과 경기 불황, 고물가의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확실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총체적 혁신을 단행했다"며 "트레이더스만의 방식으로 고객 관점의 창고형 할인점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규 점포 출점에도 힘을 싣고 있다.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2월 서울 마곡점과 9월 인천 구월점을 잇달아 열었다. 특히 구월점은 전국 트레이더스 가운데 최대 규모로 문을 열었으며 올해 2월 기준 하남점에 이어 매출 2위에 올랐다. 올해 말에는 경기 의정부 신규점 개장도 예정돼 있다.
정용진 회장도 직접 현장을 찾아 트레이더스의 성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2월 설 명절을 앞두고 구월점을 방문해 “대형마트가 호황을 누리던 시절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유통 시장 변화를 면밀히 살펴 만든 것이 지금의 트레이더스인데 오늘 와서 보니 한층 진화한 게 와닿는다”고 말했다.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2월 마곡점, 9월 구월점을 열었고 올해 의정부점도 선보일 계획”이라며 “대용량 중심의 상품 구성에 트레이더스에서만 만날 수 있는 단독 상품과 자체 브랜드 'T 스탠다드', 특화된 먹거리 콘텐츠를 더해 창고형 할인점으로서의 강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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