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이 폐암치료제 ‘렉라자’의 해외 상업화를 바탕으로 후속 신약개발을 뒷받침할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

렉라자와 함께 사용하는 항암제를 포함한 제품군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을 넘어섰다. 판매 실적에 따라 반복적으로 들어오는 로열티가 늘면 ‘제2의 렉라자’를 개발하기 위한 투자 여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유한양행이 기술수출한 렉라자를 포함한 폐암치료제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이 6월 창립 100주년 기념사를 하는 모습. <유한양행>


14일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이 13일(현지시각) 발표한 실적자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리브리반트·라즈클루즈’의 글로벌 매출은 8억6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4%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 7억3400만 달러보다도 1억3200만 달러 많다. 올해 9개월 동안 거둔 매출만으로 지난해 전체 실적을 약 18% 웃돌았다.

라즈클루즈는 렉라자의 해외 제품명이며 리브리반트는 렉라자와 함께 사용하는 J&J의 항암제다. 공개된 매출은 리브리반트 단독 사용과 라즈클루즈 병용 매출을 합친 수치로 렉라자 단독 매출은 아니지만 판매 규모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분기별 매출도 꾸준히 늘었다. 올해 1분기 2억5700만 달러에서 2분기 2억8900만 달러, 3분기 3억2천만 달러로 증가했다.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3%나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미국 이외 시장의 증가율이 더 높았다. 3분기 미국 매출은 2억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9% 증가했으며 미국 이외 매출은 1억1900만 달러로 94.5% 늘었다.

J&J는 이번 실적발표에서 리브리반트·라즈클루즈 제품군의 매출 증가 요인으로 출시 이후 처방 확대와 시장점유율 상승을 꼽았다. 각 지역에서 처방 확대가 이어지고 리브리반트의 피하주사 제형 ‘리브리반트 파스프로’도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고 J&J는 설명했다.

판매 확대는 유한양행이 기대하는 로열티 수익과도 연결된다. 미국에 이어 다른 국가에서 렉라자 병용요법의 상업화가 진행되면서 로열티를 받을 판매 지역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유한양행에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은 2018년 11월 J&J 자회사 얀센바이오테크에 렉라자를 기술수출했다. 개발과 상업화 과정에서 계약상 조건을 달성하면 단계별 기술료를 받고 제품 판매에 따른 로열티도 별도로 수령하는 구조다.

▲ 렉라자를 포함한 ‘리브리반트·라즈클루즈'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2025년 연간 매출을 넘어섰다. 사진은 서울시 동작구에 있는 윌로우하우스에 전시된 렉라자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2024년부터 해외 판매 로열티를 받기 시작했으며 올해 5월14일에는 유럽 상업화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 3천만 달러를 수령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유한양행은 유럽 상업화로 판매 기반이 넓어지면서 글로벌 매출 증가에 따른 로열티 확대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단계별 기술료는 임상 개발이나 출시 등 정해진 조건을 충족할 때 발생해 지급 시점에 따라 분기 실적이 달라진다. 판매 로열티는 제품이 팔리는 동안 이어지는 수익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후속 신약의 임상 개발에 지속적인 자금 투입이 필요한 유한양행으로서는 렉라자 로열티가 늘수록 연구개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판매를 뒷받침할 투여 방식 개선과 임상자료 확보도 진행되고 있다.

리브리반트의 피하주사 제형 ‘리브리반트 파스프로’는 지난해 12월1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렉라자와 병용할 수 있으며 피부 아래에 주사하는 방식으로 기존 정맥주사보다 투여 시간을 줄일 수 있다.

J&J는 올해 9월 세계폐암학회에서 피하주사와 예방적 부작용 관리를 적용한 렉라자 병용치료의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회사는 투여 편의성을 높이고 부작용을 미리 관리하는 접근이 환자의 치료 시작과 지속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조욱제 사장은 렉라자의 글로벌 성과를 후속 신약개발로 연결하는 방향을 제시해 왔다.

그는 올해 3월2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제2의 렉라자 출시를 위한 파이프라인 개발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창립 100주년을 맞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1월 기업설명회에서 알레르기 치료제 후보물질 ‘레시게르셉트(YH35324)’와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YH32367’ 등의 개발 현황을 소개한 바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렉라자의 글로벌 매출이 빠르게 늘면서 신약 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기반도 탄탄해지고 있다”며 “현재 알레르기와 대사이상 지방간염, 항암 등 5개 핵심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신약 개발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