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근 공공 영역은 물론 주요 대기업에서도 고위급 인사의 검증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후보자 발굴부터 평판조회까지 아우르는 인재 영입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고위급 영입의 실패는 잘못된 의사결정과 조직 혼란, 핵심인재 이탈로 이어져 조직 전체에 막대한 비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박형준 커리어케어 전무. <커리어케어>


고위급 인재를 제대로 선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 최대 헤드헌팅회사인 커리어케어에서 오랫동안 고위급 인사를 다뤄온 박형준 전무를 만나 채용실패를 어떻게 줄일까에 대해 의견을 들었다.

- 지난 달 장관 후보자들이 잇따라 낙마했고 주요 대기업에서도 인재 영업의 실패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서치펌에서 오랫동안 고위급 인사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는데, 고위급 인재 영입 시스템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나?

"검증의 깊이와 시점을 지적하고 싶다. 고위급 인재를 채용할 경우 후보자가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일해왔는지, 중요한 상황에서 어떤 의사결정을 내렸는지, 함께 일한 사람들은 그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입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특히 후보자가 사실상 결정된 뒤 검증을 시작하면 문제가 발견되더라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이미 후보자를 낙점한 뒤에는 검증의 의미가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추천과 검증을 구분하고, 검증 결과가 최종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검증은 후보자가 정해진 다음 거치는 절차가 아니라 후보자를 선택하는 과정에 포함돼야 한다."

- 평판조회는 정확히 어떤 프로세스를 의미하며, 이력 확인과 무엇이 다른가?

"제대로 된 평판조회는 후보자의 업무방식과 리더십, 조직 적합성 검증을 모두 포함된다. 따라서 후보자가 어떤 업무를 했는지, 당시 조직상황은 어땠는지, 성과에 본인의 기여도가 어느 정도인지, 함께 일했던 상사와 부하직원은 그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교차로 검증한다. 이를 위해서 후보자가 지명한 조회처 외에 비지정 조회처가 반드시 포함한다. 가능하면 상사와 동료, 부하직원 등 서로 다른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비교해서 종합적으로 후보자를 판단한다. 평판조회를 '제3의 면접'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면 면접이 후보자가 자신을 표현하는 자리라면, 평판조회는 후보자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로부터 역량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 내부추천이나 네트워크를 통한 채용에 비해 헤드헌팅회사 활용은 어떤 장점이 있나?

"내부 추천을 통한 채용의 가장 큰 취약점은 범위가 제한된다는 점이다. CEO의 지인, 임원이 과거에 같이 일했던 사람, 업계에서 평판이 좋은 사람 위주로 후보군이 만들어지면 기존 네트워크 밖에 있는 우수한 인재를 놓치게 된다."

"서치펌은 시장 전체를 뒤져 후보군을 만든다. 이 때문에 기업이 접근하기 어려운 숨은 인재를 발굴할 수 있다. 또 후보자의 과거 성과를 면밀히 평가하면서 이전 직장에서 보여줬던 역량이 입사 뒤에도 잘 발휘될 수 있을지 꼼꼼히 검증한다."

- 조직문화나 경영자의 리더십이 후보자의 성향에 부합하는지 어떻게 판단하나?

"후보자가 그 동안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살펴보면 된다. 적자사업을 어떻게 정리했는지, 조직의 강한 반대가 있을 때 어떻게 설득했는지, 성과가 나지 않는 임원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본인이 직접 챙기는 것과 위임하는 것을 어떻게 구분했는지를 토대로 후보자의 리더십 스타일을 확인한다."

- 기업의 인재영입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인재영입 과정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개편이 왜 필요한가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다. 조직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한 다음에 유사한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아무리 명성 있는 후보자여도 조직이 직면한 과제와 동떨어진 인물이라면 영입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인재를 영입한 뒤 변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 새로운 인물을 데려오고도 기존 조직의 분위기에 맞춰 사업을 관리하는 수준의 권한만 준다면 혁신을 기대할 수 없다."

- 헤드헌팅회사를 통한 인재 영입과 관련해 기업에게 조언한다면.

"임원급을 채용할 때 서치펌에 현재 조직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으며 인재가 입사 2년 뒤 무엇을 바꿔놓아야 하는지를 명확히 설명해야 적합한 인재를 추천 받을 수 있다. 또한 평판조회를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해당 후보자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고 잠재적인 리스크까지 판단할 수 있는 필수 과정으로 간주해야 한다. 무엇보다 좋은 사람과 회사에 필요한 사람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