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호석 호텔롯데 호텔사업부 대표이사(롯데호텔앤리조트 대표)가 서울 강서구 마곡과 부산에서 쌓은 시니어주택 운영자문 경험을 바탕으로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까지 사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AI 챗GPT로 만든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정호석 호텔롯데 호텔사업부 대표이사(롯데호텔앤리조트 대표)가 시니어주택 운영사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고령화에 따라 관련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호텔업계의 경쟁도 가속화하는 가운데 롯데호텔이 초기 시장에서 입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여겨진다.

19일 롯데호텔앤리조트에 따르면 회사는 서울 강서구 마곡과 부산에서 시니어주택 운영을 지원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추가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롯데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수도권 및 지방 광역시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양질의 서비스와 품격 있는 일상을 제공하며 프리미엄 시니어 주거 문화를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호텔을 운영하면서 축적한 사업역량을 시니어주택 운영에 접목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시니어주택을 호텔롯데가 직접 개발하고 시설을 보유하는 대신 외부 사업자가 조성한 공간에 브랜드와 서비스 운영 역량을 제공하는 구조로 추진된다.

정호석 대표에게 시니어주택은 호텔롯데의 서비스 경쟁력을 숙박업 밖으로 확장할 수 있는 사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호텔에서 요구되는 식음과 객실관리, 고객 응대 등 서비스 역량은 장기간 거주하면서 생활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니어주택과 접점이 적지 않다. 호텔롯데 입장에서는 이미 보유한 역량을 새로운 시장에 적용할 수 있다.

새 호텔을 짓거나 인수하지 않더라도 서비스 매뉴얼과 운영 노하우, 브랜드를 활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회사의 새로운 수익모델로도 여겨진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현재 마곡과 부산 시니어주택에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 브랜드 'VL'을 적용하고 이에 맞는 서비스 매뉴얼과 운영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두 사업장에서 직접 개발을 맡기보다 VL 브랜드와 이에 맞는 서비스 매뉴얼을 제공하고 운영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에서 새로운 사업장을 확보하면 운영자문 사업의 외형도 자연스럽게 커질 수 있다.

이런 사업 방식은 정 대표가 호텔롯데 수장을 맡을 당시 부여받은 과제와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2024년 12월 호텔롯데 대표에 오르기 전 롯데물산에서 개발·기획 업무를 맡았고 롯데지주에서는 부동산 관리를 담당하는 REVA팀장과 사업지원실장을 거쳤다.

롯데그룹은 2024년 11월 실시된 정기 임원인사에서 정 대표를 호텔롯데 호텔사업부의 수장으로 선임하면서 호텔의 글로벌 사업 확대와 함께 위탁운영 전략을 본격화해 경영 위험을 관리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실제로 정 대표 취임 뒤 호텔롯데의 신규 사업에서는 직접 자산을 보유하기보다 브랜드와 운영 역량을 활용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올해는 호텔 운영 전문 자회사 롯데호텔HM을 출범시킨 뒤 6월 문을 연 새 호텔 L7광명은 롯데호텔HM이 맡은 첫 위탁운영 사업장이 됐다. 호텔롯데가 호텔사업에서 추진하고 있는 위탁운영 확대와 시니어주택에서 택한 운영자문은 대상은 다르지만 직접 부동산을 보유하지 않고 운영 역량을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닮아 있다.

▲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하이엔드 시니어 레지던스 'VL르웨스트' 중앙광장. 중앙광장 주변으로 특급호텔에 못지않은 각종 커뮤니티 시설이 연결되고 맞춤형 식단과 24시간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건설>


물론 아직 시니어주택 운영사업의 확대가 아직 본격화한 단계는 아니다.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가운데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과 사업장을 검토하고 있는지, 실제 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사업자가 있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호텔롯데는 당분간 시니어주택 운영사업을 육성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놓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호텔HM에 150억 원을 출자한 뒤 호텔 운영과 관련한 기능과 자원을 넘기는 영업 양수도 거래를 진행했지만 마곡과 부산의 시니어주택 계약이나 운영업무, 관련 인력은 롯데호텔HM으로 이관되지 않았았는데 이는 호텔롯데의 노하우를 직접 활용해 시니어주택 운영사업을 새로운 수익모델로 키우겠다는 성격이 그만큼 뚜렷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고령인구가 늘어나면서 시니어주택을 둘러싼 사업 기회는 확대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삼일PwC경영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실버산업 시장 규모는 2022년 85조6천억 원에서 2030년 168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보건복지부의 '2025 노인복지시설 현황'을 보면 2024년 기준 전국 노인복지주택은 43곳, 입소 정원은 9231명에 그쳐 시니어주택 공급은 아직 제한적인 수준이다.

다른 호텔기업들도 시니어주택 시장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파르나스호텔은 올해 서울 한남동 '소요한남 바이 파르나스' 운영에 참여하며 시니어주택 시장에 진출했고 호텔신라는 관련 전담조직을 꾸려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도 시니어 주거 서비스를 기획하는 내부 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명소노그룹은 시니어 서비스 브랜드 '소노웨이브' 상표권을 출원하고 관련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롯데호텔은 이들과 비교해 시니어주택 사업에 비교적 일찍 발을 들였다. 2022년 4월 VL 브랜드를 공식 출시한 뒤 2025년 초 부산 'VL라우어'를 선보였고 같은 해 10월에는 서울 마곡 'VL르웨스트'가 입주를 시작했다.

파르나스호텔 등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호텔신라와 조선호텔앤리조트도 사업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정 대표가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의 추가 사업을 검토하는 것은 먼저 확보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초기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롯데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 브랜드인 VL과 그에 걸맞은 서비스 매뉴얼 및 운영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며 "입주 고객에게 안정적인 편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