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연말 실적 선두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증권업계 순이익 '톱2'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3분기 나란히 아쉬운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7월 이후 부진한 흐름을 보인 코스피에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4분기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IB)을 바탕으로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증권업계 보고서를 종합하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순이익이 직전분기는 물론 1년 전과 비교해 크게 후퇴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7일 보고서에서 미래에셋증권이 3분기 연결기준 지배주주순손실 4088억 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2분기(1조8959억 원), 지난해 3분기(3404억 원)와 비교해 적자로 돌아선 것은 물론 시장기대치(컨센서스) 986억 원을 크게 밑돈다.

적자 전환을 이끈 것은 스페이스X 관련 평가손실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투자금액은 2분기 말 기준 약 5조 원으로 이 가운데 약 4조6천억 원이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으로 분류돼 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은 매 분기 말 평가손익이 당기 실적에 반영되는 구조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 주가 하락과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을 반영하면 평가손실이 약 1조 원에 달할 것”이라며 “스페이스X 평가손실에 따른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바라봤다.

스페이스X 평가손실뿐 아니라 국내 주식 거래대금 감소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위탁매매 수수료손익은 3523억 원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3분기보다 46.9% 늘었지만 올해 2분기보다는 37.6% 감소한 수준이다.

고 연구원은 “국내주식뿐만 아니라 해외주식 거래규모도 크게 줄었다”며 “직전분기보다 큰 폭의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에 따른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 보고서에서 한국투자증권 최대주주인 한국금융지주의 3분기 연결기준 지배주주순이익을 4605억 원으로 추정했다. 직전분기보다 53.8%, 1년 전보다는 31.7% 감소하는 것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는 3분기 거래대금 둔화와 투자자산 손익 감소로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3분기 미래에셋증권이 순손실을 낸다면 연말 순이익 1위를 향한 한국투자증권과 선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평가이익에 힘입어 압도적 연간 실적 1위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2위 한국투자증권과 실적 격차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23년 연간 실적 1위에 오른 뒤 2025년까지 3년 연속 업계 선두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물론 증권가는 여전히 미래에셋증권이 6년 만에 선두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금융지주의 올해 연간 지배주주순이익 전망치로 각각 3조2260억 원과 2조6760억 원을 제시했다.

하나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의 연간 순이익을 보다 낮은 2조8114억 원으로 추정했으나 이 역시 한국투자증권 전망치를 소폭 웃돈다.

다만 4분기도 국내 증시는 물론 스페이스X 주가 역시 큰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미래에셋증권이 순이익 1위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으로 여겨진다.

▲ 3분기 증시 위축으로 국내 증권업계 실적이 부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편 등을 통해 4분기 경쟁력 강화를 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1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M-STOCK’ 명칭을 ‘MAPS’로 바꾸고 포트폴리오 중심의 투자 플랫폼으로 개편했다.

미래에셋증권은 MAPS에 디지털자산 메뉴를 신설하고 미국 비상장주식 정보를 제공하는 등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아우르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연금을 앞세워 자산관리 역량을 키우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의 연금 서비스를 전면 개편하고 가입자 성향과 목표에 맞춘 자산관리 제안, 개인화 맞춤 알림 등 초개인화 기능을 도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을 적립부터 운용·수령까지 은퇴 준비 전 과정을 돕는 종합 연금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디지털자산 분야의 경쟁도 치열하다.

미래에셋그룹은 7월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을 인수했다.

이후 코빗의 법인명과 서비스명을 차례로 ‘디지털엑스’로 바꾸며 미래에셋그룹 브랜드로 통합했다.

한국투자증권은 5월 오케이엑스(OKX) 계열 오케이엑스벤처스와 함께 코인원 투자 계약을 맺고 지난 7월 지분 20%를 확보해 공동 3대 주주에 올랐다.

기업금융(IB) 부문에서는 종합투자계좌(IMA)가 핵심 격전지로 평가된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말 IMA 사업자로 지정돼 올해 본격적 자금 조달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국내 첫 IMA 상품을 내놓은 뒤 올해 8월까지 상품을 꾸준히 출시하며 모두 3조500억 원가량을 조달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해 12월 IMA 1호를 낸 뒤 올해 8월 4호 상품을 출시했다. 누적 설정액은 4천억 원 안팎이다.

윤유동 연구원은 “최근 주요 증권사들이 디지털X, 코인원 등 가상자산거래소와 협업·지분투자를 확대하며 디지털자산 시장 진입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고, 인공지능 기반 개인화 서비스와 커뮤니티 기능을 접목하는 등 MTS 고도화도 활발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디지털자산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이 목표이며, 증권업의 중장기 성장 기반이 강화되는 구간”이라고 바라봤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