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건설이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수익성 측면에서 불확실성에 놓여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업계 최상위 경쟁력을 보유한 원전사업을 통해 수익성까지 확보하며 건설업계에서도 차별화된 사업 경쟁력을 갖춰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현대건설은 매출과 신규수주 부문에서 연초 경영계획에 걸맞은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버리지 못했다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현대건설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 7조8265억 원, 영업이익 1035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5.2%, 영업이익은 9.4% 감소한 것이다.
우선 외형 측면에서 보면 이 대표는 당초 올해 목표대로 실적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건설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시장기대치(컨센서스) 7조4730억 원을 4.7% 웃돈 수치다. 또 현대건설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매출로 23조28억 원을 올렸는데 이는 연간 목표 30조4천억 원의 76%를 채운 것이다.
공사 진행도 연초 계획했던 수준에서 차근차근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모두 샤힌 프로젝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프로젝트 등 국내외 플랜트 공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클래스트(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등 국내 주택사업,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자동차의 울산 전기차 신공장 건설 및 부대공사 등의 공정이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한우 대표는 풍부한 수주잔고를 쌓아가면서 향후 매출 걱정을 덜어내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 부진에도 연결기준으로 연간 목표의 83.9%에 이르는 신규수주 26조1163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이 별도기준 당초 목표인 17조5천억 원을 이미 훌쩍 뛰어넘은 20조5790억 원의 수주성과를 거둔 덕이 크다. 연결기준으로는 올해 매출 목표와 비교해 3.2년치에 해당하는 수주잔고 96조400억 원을 보유했다.
다만 이 대표는 수익성 측면에서 여전히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불확실성에 놓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대건설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035억 원은 시장기대치 724억 원과 비교하면 42.8% 웃돌았다.
현대건설 영업이익이 당초 시장에서 예측했던 수준을 크게 넘어선 것은 현대엔지니어링이 플랜트 현장에서 수익성 개선을 위한 계약변경 등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폴란드 석유화학플랜트에서 예상대로 1700억 원가량의 본드콜(계약이행보증금 청구) 손실이 원가에 반영됐음에도 계약변경 등을 통한 650억 안팎의 영업이익이 발생했다.
다만 현재 영업이익 규모 자체는 연초 경영목표에서 분기마다 평균적으로 2500억 원 이상을 목표로 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미 기대 자체가 높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향후에도 현대엔지니어링의 말레이시아 전력플랜트 현장에서 본드콜 비용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고 사우디 마잔·자푸라 프로젝트에서도 공기 지연에 따라 추가 비용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익성 개선 활동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 저수익 현장 준공에 따라 현대건설을 중심으로 주택 부문에서 원가율을 지속해서 낮춰가고 있다는 점 등 수익성에 우호적 변동 요인도 혼재해 있다.
애초 현대건설이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수정한 연간 경영계획을 소통하기로 했지만 정확한 변경수치를 내놓지 못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발표에서 연간 가이던스(경영목표)를 수정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라며 “3분기 실적에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높은 수익성을 기록해 추가적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없다면 내년 영업이익 기대치는 높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일회성 비용이 없다’는 조건부 전망인 셈이다.
실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 대표에게 확실한 돌파구는 원전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건설이 다른 건설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플랜트 부문 리스크가 부각되는 상황에서도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부분은 원전사업 분야다.
지금까지 국내에 20기, 아랍에미리트(바라카)에 4기 등 한국형 원전을 24기 건설한 현대건설의 역량은 업계에서 독보적 경쟁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건설산업 전망 리포트에서 “건설업의 핵심 열쇳말은 업체별 차별화”라며 “건설사들은 비슷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동일한 업황과 규제에 노출돼 있으며 공종별 수익성도 유사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특히 산업재해 발생 기업을 처벌하는 법이 강화하고 강력한 주택수요 규제가 시행돼 외형성장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신성장동력 사업이 각 건설사의 명암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측면에서 원전사업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현대건설은 기업가치 상승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역설적으로 이한우 대표에게 원전사업에서 현재 주목받고 있는 만큼의 진척도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진 셈이다.
물론 원전사업이 각국의 에너지 정책을 시작으로 현지 발주처 및 제반 사정 등과 밀접하게 연관된 만큼 현대건설이 자체적으로 일정을 조율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다.
수주, 착공 일정이 지체된다면 원전 선도기업으로 현대건설을 향한 기대감이나 실적 반영 역시 늦어질 수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예상됐던 일정보다는 현대건설의 불가리아 대형원전 수주와 미국 펠리세이즈 부지 SMR 착공이 다소 지연되는 모양새다.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원전 EPC(설계·조달·시공) 본계약은 발주처 자금 조달 일정에 따라, 펠리세이즈 SMR 착공은 기존 폐쇄 원전 재가동 이후에 본격화 시점이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페르미아메리카와 기본설계(FFED) 계약을 맺고 본계약까지 추진하고 있는 미국 첫 대형원전 건설 참여 프로젝트는 내년 상반기 성과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다만 현대건설의 원전 프로젝트는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만큼의 원가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원전 사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현대건설이 대형원전에서는 웨스팅하우스, 소형모듈원전(SMR)에서는 홀텍 등 글로벌 원전 업계의 핵심 참여자와 신뢰를 형성하고 있는 점은 적정 수준의 수익성을 챙기기에 우호적 입지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실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복수의 원전사업 착공 시기가 다가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미국 SMR 착공을 시작으로 현대건설의 원전사업 본격화 시점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글로벌 원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대형원전, SMR 등 에너지 혁신 전략을 포함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글로벌 선도 건설사의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업계 최상위 경쟁력을 보유한 원전사업을 통해 수익성까지 확보하며 건설업계에서도 차별화된 사업 경쟁력을 갖춰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현대건설은 매출과 신규수주 부문에서 연초 경영계획에 걸맞은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버리지 못했다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현대건설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 7조8265억 원, 영업이익 1035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5.2%, 영업이익은 9.4% 감소한 것이다.
우선 외형 측면에서 보면 이 대표는 당초 올해 목표대로 실적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건설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시장기대치(컨센서스) 7조4730억 원을 4.7% 웃돈 수치다. 또 현대건설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매출로 23조28억 원을 올렸는데 이는 연간 목표 30조4천억 원의 76%를 채운 것이다.
공사 진행도 연초 계획했던 수준에서 차근차근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모두 샤힌 프로젝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프로젝트 등 국내외 플랜트 공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클래스트(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등 국내 주택사업,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자동차의 울산 전기차 신공장 건설 및 부대공사 등의 공정이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한우 대표는 풍부한 수주잔고를 쌓아가면서 향후 매출 걱정을 덜어내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 부진에도 연결기준으로 연간 목표의 83.9%에 이르는 신규수주 26조1163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이 별도기준 당초 목표인 17조5천억 원을 이미 훌쩍 뛰어넘은 20조5790억 원의 수주성과를 거둔 덕이 크다. 연결기준으로는 올해 매출 목표와 비교해 3.2년치에 해당하는 수주잔고 96조400억 원을 보유했다.
다만 이 대표는 수익성 측면에서 여전히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불확실성에 놓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대건설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035억 원은 시장기대치 724억 원과 비교하면 42.8% 웃돌았다.
현대건설 영업이익이 당초 시장에서 예측했던 수준을 크게 넘어선 것은 현대엔지니어링이 플랜트 현장에서 수익성 개선을 위한 계약변경 등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폴란드 석유화학플랜트에서 예상대로 1700억 원가량의 본드콜(계약이행보증금 청구) 손실이 원가에 반영됐음에도 계약변경 등을 통한 650억 안팎의 영업이익이 발생했다.
다만 현재 영업이익 규모 자체는 연초 경영목표에서 분기마다 평균적으로 2500억 원 이상을 목표로 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미 기대 자체가 높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향후에도 현대엔지니어링의 말레이시아 전력플랜트 현장에서 본드콜 비용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고 사우디 마잔·자푸라 프로젝트에서도 공기 지연에 따라 추가 비용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익성 개선 활동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 저수익 현장 준공에 따라 현대건설을 중심으로 주택 부문에서 원가율을 지속해서 낮춰가고 있다는 점 등 수익성에 우호적 변동 요인도 혼재해 있다.
애초 현대건설이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수정한 연간 경영계획을 소통하기로 했지만 정확한 변경수치를 내놓지 못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발표에서 연간 가이던스(경영목표)를 수정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라며 “3분기 실적에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높은 수익성을 기록해 추가적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없다면 내년 영업이익 기대치는 높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일회성 비용이 없다’는 조건부 전망인 셈이다.
실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 대표에게 확실한 돌파구는 원전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건설이 다른 건설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플랜트 부문 리스크가 부각되는 상황에서도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부분은 원전사업 분야다.
지금까지 국내에 20기, 아랍에미리트(바라카)에 4기 등 한국형 원전을 24기 건설한 현대건설의 역량은 업계에서 독보적 경쟁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건설산업 전망 리포트에서 “건설업의 핵심 열쇳말은 업체별 차별화”라며 “건설사들은 비슷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동일한 업황과 규제에 노출돼 있으며 공종별 수익성도 유사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특히 산업재해 발생 기업을 처벌하는 법이 강화하고 강력한 주택수요 규제가 시행돼 외형성장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신성장동력 사업이 각 건설사의 명암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측면에서 원전사업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현대건설은 기업가치 상승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왼쪽)와 메수트 우즈만 페르미 뉴클리어 대표이사가 10월24일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사옥에서 ‘복합 에너지 및 인공지능(AI) 캠퍼스 내 대형원전 기본설계 용역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건설>
역설적으로 이한우 대표에게 원전사업에서 현재 주목받고 있는 만큼의 진척도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진 셈이다.
물론 원전사업이 각국의 에너지 정책을 시작으로 현지 발주처 및 제반 사정 등과 밀접하게 연관된 만큼 현대건설이 자체적으로 일정을 조율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다.
수주, 착공 일정이 지체된다면 원전 선도기업으로 현대건설을 향한 기대감이나 실적 반영 역시 늦어질 수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예상됐던 일정보다는 현대건설의 불가리아 대형원전 수주와 미국 펠리세이즈 부지 SMR 착공이 다소 지연되는 모양새다.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원전 EPC(설계·조달·시공) 본계약은 발주처 자금 조달 일정에 따라, 펠리세이즈 SMR 착공은 기존 폐쇄 원전 재가동 이후에 본격화 시점이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페르미아메리카와 기본설계(FFED) 계약을 맺고 본계약까지 추진하고 있는 미국 첫 대형원전 건설 참여 프로젝트는 내년 상반기 성과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다만 현대건설의 원전 프로젝트는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만큼의 원가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원전 사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현대건설이 대형원전에서는 웨스팅하우스, 소형모듈원전(SMR)에서는 홀텍 등 글로벌 원전 업계의 핵심 참여자와 신뢰를 형성하고 있는 점은 적정 수준의 수익성을 챙기기에 우호적 입지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실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복수의 원전사업 착공 시기가 다가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미국 SMR 착공을 시작으로 현대건설의 원전사업 본격화 시점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글로벌 원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대형원전, SMR 등 에너지 혁신 전략을 포함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글로벌 선도 건설사의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