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상장 5년 신약 가뭄, 박소연 '시총 30조' 빈수레 되나

▲ 27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유럽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췌장암 신약과 관련해서도 법적 분쟁이 본격화하면서 박소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회장(사진)의 시총 30조 원 목표가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코스닥 상장 후 5년째를 맞았지만 기대했던 성장 속도에 미치지 못하며 경영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상장 당시 회사는 글로벌 톱10 항체의약품 전문 바이오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으나 지금까지 시장에 내놓은 제품은 유방암 치료제 ‘투즈뉴(허셉틴 바이오시밀러)’ 1종에 그칠 정도로 성과가 미미해서다.

27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유럽에서만 모두 9개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가 허가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온트루잔트로 2017년 처음 받은 이후 셀트리온, 암젠, 화이자, 마일란 등이 허가를 받아 현재 유럽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도 2022년 허가에 도전했지만 한 차례 실패를 겪고 2024년 재수 끝에 허가를 받아 올해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인 테바(Teva Pharmaceuticals)와 유럽 유통계약을 체결하며 상업화에 들어갔다.

물론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유럽시장 안착을 자신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

이미 주요 업체들이 각국 정부 혹은 지자체 등과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이를 뚫고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기업공개(IPO) 때 목표로 했던 바이오시밀러 출시 계획이 어긋나면서 상업화한 물질이 1개 밖에 없는 상황이다.

IPO 당시만 하더라도 박소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회장은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를 2022년에 미국 판매 허가 신청과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등을 예고했지만 아직까지 품목허가 신청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탓에 최근 박 회장이 제시한 2030년 시가총액 30조 원의 목표 달성에도 의구심 섞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

박 회장은 2030년까지 5종의 항체 신약과 10종의 바이오시밀러를 보유한 글로벌 제약 바이오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박 회장은 2024년 7월 기업설명회(IR)에서 “2030년까지 시가총액 30조 원 달성이 목표”라며 “바이오시밀러와 췌장암 치료제 시장의 잠재력이 크고 기술이전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상장한 이후에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임상 등에 차질을 빚었지만 투즈뉴 판매를 통한 자금을 마련해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상장 5년 신약 가뭄, 박소연 '시총 30조' 빈수레 되나

▲ 인도 유전체 분석기업 오시움바이오솔루션스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등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미국 델라웨어 연방법원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기각 요청을 기각하면서 본안 소송에 들어갔다.


하지만 핵심으로 여겨지는 췌장암 신약 후보물질인 ‘PBP1510’이 법적 분쟁에 휘말리면서 개발에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 유전체 분석기업 오시움바이오솔루션즈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등을 상대로 미국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오시움은 자사가 보유한 ‘진익스프레스’ 데이터베이스가 췌장암 신약 후보물질인 ‘울레니스타맙’(Ulenistamab, PBP1510) 신약 연구에 무단 활용됐다며 영업비밀 침해를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델라웨어 연방법원은 올해 8월 프레스티지 측의 소송 기각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본안 심리를 이어가기로 했다. 

법원은 오시움의 주장이 “일정 부분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하면서 사실상 소송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소송 결과가 물론 당장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주장하고 있는 췌장암 신약의 지식재산권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신약개발 일정과 글로벌 제휴 협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미국과 유럽 보건당국이 문턱을 낮추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에 수혜가 될 지는 아직까지 불투명하다. 전반적으로 개발 장벽을 낮춘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수 있지만 그만큼 경쟁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

더구나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아직까지 바이오시밀러 산업에서 후발주자인 만큼 더 많은 기업들과 경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시장에서도 아직까지 신약 개발이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

사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IPO 당시 시가총액이 약 2조 원 규모에 육박했지만 이날 기준으로는 8천억 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5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에 반토막이 난 것이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