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인도증시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만년 저평가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외 증권가에서 밸류에이션(주가 평가 수준)을 높여 잡는 가운데 외국인투자자들도 이에 화답하고 있다.
 
LG전자 인도증시 상장으로 주가 만년 저평가 벗어나나, 외국인 '풀매수' 화답

▲ LG전자의 인도상장으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에서 LG전자의 주가순자산배율(PBR) 목표치를 연달아 높여잡으면서 목표주가도 덩달아 상향조정됐다.

증권사별로 보면 유안타증권이 LG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9만5천 원에서 11만 원으로 높여잡았고 SK증권(10만 원->11만5천 원), 키움증권(10만 원->11만 원), 현대차증권(9만 원->11만 원)도 상향조정했다.

지난 14일 LG전자는 인도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인도증시 사상 역대 2번째 규모의 상장이었으며 구주매출 15%를 통해 공모자금 1조9천억 원을 확보했다.

LG전자의 인도증시 상장은 오랜 기간에 걸쳐 기대감을 끌고 왔던 소재이다. 

LG전자는 국내증시에서 대표적인 만년 저평가 종목으로 분류돼 왔다.

LG전자의 PBR은 2022년 0.6628배, 2023년 0.7385배, 2024년 0.5726배로 3년 평균은 0.65배에 그쳤다. 2007년 이후로 PBR이 1배를 넘긴 적도 없다.

반면 동일 업종에 속한 삼성전자 PBR의 경우 2022년 1.04배, 2023년 1.43배, 2024년 0.8865배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LG전자의 PBR이 지나치게 낮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글로벌 기업이 인도증시에 상장하는 경우 본사의 밸류에이션에도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가 왕왕 있었으므로, LG전자 주가의 저평가 해소 기대감이 생겨났던 것이다.
 
LG전자 인도증시 상장으로 주가 만년 저평가 벗어나나, 외국인 '풀매수' 화답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왼쪽)와 아쉬쉬 차우한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 최고경영자가 14일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 상장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 LG전자 >


실제로 인도 LG전자는 현재 시가총액이 18조 원을 웃돌면서 한국 본사(약 14조 원)보다도 높다. PBR도 약 20배 수준으로 본사를 아득히 웃돈다.

인도는 높은 경제성장률과 거대한 중산층 인구에 힘입어 향후 가전제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시장에서는 LG전자가 인도시장을 제 2의 거점으로 삼은 데 높은 평가를 보내는 것이다.

키움증권은 2029년까지 인도 가전 시장이 연평균 14%의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았다.

그 결과 국내외 증권가에서는 본사 LG전자의 PBR 목표치도 높여 잡아야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고선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향후 인도 시장 중심의 글로벌 사우스 전략 확장 시 밸류 프리미엄을 창출할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도 “본사 LG전자 PBR은 0.7배로 현재 저평가 구간이며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도 현지 증권가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인도 증권사인 모티알오스왈은 보고서에서 “높은 이익장출 능력과 현지화 전략, 핵심 제품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고려하면 LG전자 주식은 높은 밸류에이션이 정당하다”고 말했다.

이를 입증하듯 외국인투자자들도 강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까지 8거래일 연속 외국인은 LG전자에 대한 순매수세를 이어가며 총 2362억 원어치를 담았다.

최근 1년 내에 외국인이 8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경우는 9월3일~9월18일 동안 12거래일 연속이 유이하다.

다만 이 당시 순매수액은 1260억 원 정도로 지금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도 법인 상장을 계기로 신흥국 가전시장 성장률이 본사 밸류에이션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