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난해 9월 KB금융지주 창립 9주년 기념식에서 “현재 사업 포트폴리오의 안정화를 바탕으로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해 ‘비유기적 성장’의 기회를 잡기 위해 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비유기적 성장은 외부자원을 통해 기업을 키우는 전략을 말한다.
윤 회장은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좋은 물건이 좋은 가격에 나오고 우리 전략에 맞는다면 언제나 (인수합병을 추진할) 준비가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2016년 현대증권을, 2017년 상반기에는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완전자회사로 삼으면서 비은행부문을 강화했고 이를 통해 신한금융과의 순이익 격차를 좁혔다.
특히 삼성증권과 신탁계약을 체결해 2018년 11월까지 약 3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한 만큼 비은행부문의 인수합병을 할 수 있는 여력이 높아졌다.
일각에서 자산 기준으로 생명보험업계에서 하위권에 처져 있는 KB생명보험을 키우기 위해 생명보험사를 인수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윤 회장은 해외사업도 강화하며 조 회장의 글로벌 전략에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2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2018년 시무식에서 “올해를 시작으로 1등 금융그룹의 자리를 굳건히 다져야 한다”며 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사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2017년 초 센터크레디트은행을 카자흐스탄 현지의 ‘테스나뱅크 컨소시엄’에 매각한 뒤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KB금융 계열사들의 해외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윤 회장의 적극적 지원에 힘입어 KB캐피탈과 KB국민카드가 라오스의 자동차판매기업인 ‘코라오(KOLAO)’와 합작해 ‘KB코라오리싱’을 설립했고 KB국민은행은 미얀마에서 소액대출사업을 중심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윤 회장은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을 방문해 직접 정부 고위인사와 금융사 관계자들을 만나 KB금융의 현지진출과 관련한 의견을 나누기도 한 만큼 2018년에는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많은 국내 금융사들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디지털 전략과 해외 진출 등을 공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신한금융과 KB금융도 결국 리딩뱅크 경쟁에서 비슷한 전략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새로운 시장을 찾아내 선점하고 계열사 사이의 협업을 강화하는 등 세부 방향에 따라 경쟁의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