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11월 말에서 12월 초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통상 11월 초부터 2주가량 계열사별로 업적보고회를 진행한 뒤 이를 임원인사에 반영한다. 최근 LG그룹은 업적보고회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LG유플러스,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가 올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 그룹 내 부회장들이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올해 가전과 TV사업을 호조로 이끌며 3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매출 44조4327억 원, 영업이익 2조1017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9.5%, 영업이익은 53.1% 대폭 늘어났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도 올해 3분기 경쟁사보다 고가 요금제 가입자를 많이 확보하며 좋은 실적을 냈다. 3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매출 8조9512억 원, 영업이익 6250억 원을 거뒀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2%, 6% 증가했다. 정체된 국내 이동통신시장 환경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LG디스플레이도 올해 3분기 매출 6조9731억 원, 영업이익 5860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4%, 영업이익은 81% 대폭 늘어났다. 글로벌 LCD패널가격 하락세가 향후 수익악화요인으로 꼽히지만 성장성이 높은 대형올레드패널사업으로 만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계열사 부회장들이 대부분 최근에 승진한 점도 이번 인사이동이 큰 폭의 변화보다 ‘안정’을 위주로 이뤄질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 승진했으며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과 권 부회장도 모두 2015년 연말인사에서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나이도 한 부회장이 만 62세, 조 부회장이 만 63세, 권 부회장이 만 64세로 비교적 젊은 편이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2011년에,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2013년에 부회장 자리에 올랐지만 LG생활건강과 LG화학이 올해 3분기까지 뛰어난 성과를 거둔 만큼 두 부회장이 모두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LG화학은 차세대 고흡수성수지(SAP), 친환경 합성고무 등 고부가 제품 위주의 사업전략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LG생활건강도 고급화장품 판매호조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거뒀다.
다만 최대계열사인 LG전자는 사업부문별로 실적이 엇갈리고 있어 일부 사업부문에서 사장이 바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와 TV사업을 맡는 HE사업본부가 올해 3분기까지 좋은 실적을 거둔 가운데 전장사업인 VC사업본부와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적자를 봤다.
특히 MC사업본부는 조준호 사장이 2015년 1월부터 수장을 맡았는데 지난해 모듈폰 ‘G5’가 크게 실패한 데다 올해 ‘G6’와 ‘V30’도 큰 반응을 얻지 못하면서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에 따라 조 사장이 2017년 연말 사장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MC사업본부가 올해 4분기에도 1천억 원가량 적자를 낸다면 2015년 2분기부터 누적 적자규모만 2조 원에 이르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