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디스플레이사업에서 하반기에 중소형 올레드패널의 수요감소와 LCD패널 가격하락의 영향을 받아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볼 것으로 전망됐다.
애플의 새 스마트폰 ‘아이폰X’에 공급하는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이 실적에 기여할 수 있을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6일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메모리반도체의 지속적인 가격상승에 힘입어 실적을 계속 늘릴 것”이라며 “하지만 디스플레이는 다소 부진이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3분기 삼성전자 디스플레이사업부 영업이익은 7800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23.5%, 4분기 영업이익은 1조1천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15.3% 각각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LCD패널 업황악화에 따른 가격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중소형 올레드패널의 수요도 LCD패널과 가격경쟁에서 밀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올레드패널 생산공장의 가동률 저하와 LCD 가격하락, 플렉서블 올레드의 출하량 지연이 디스플레이 실적부진의 원인”이라며 “신규고객사에 공급이 본격화돼야 실적도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사업부 영업이익에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이 반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애플의 아이폰X에 처음으로 고가의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을 공급한다. 하지만 애플이 아이폰X의 출시를 미루며 삼성디스플레이의 공급시기도 늦어지고 있다.
반면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사업부 영업이익이 3분기에는 1조1천억 원, 4분기에는 1조8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안에 애플에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을 대량으로 공급하며 저가형 올레드패널과 LCD패널의 부진을 대폭 만회할 것으로 본 것이다.
결국 삼성전자의 하반기 디스플레이사업 실적은 애플이 아이폰X의 양산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시기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애플이 최근 아이폰X 주요 부품업체들에 공급을 늦춰달라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며 양산시기가 기존 예정보다 더 늦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의 올해 전체 실적도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유력하다.
하지만 이승우 연구원은 애플의 아이폰X 출시가 늦어질 경우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8에 들이는 마케팅비용이 줄어 스마트폰사업 실적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