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기금운용본부의 인력 확보방안에 고심하고 있다. 연봉을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에 뒤지지 않도록 올리는 방안이 가장 먼저 나오고 있다.
11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기금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책임에 비해 급여가 적고 지방에서 일해야 하는 근무 여건 등으로 인력 붙들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연금은 2017년 2월 전주로 기금운용본부를 옮기면서 기금운용직의 이탈이 가속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직 퇴사자 수는 2013~2015년까지 10명을 넘지 않았지만 2016년부터 30명으로 급증하고 2017년 27명이 또 떠났다. 2018년에도 1~7월까지 16명이 그만둔 것으로 파악됐다.
입사 8년차 운용직도 2014년 2명, 2015년 1명이 퇴사했던 반면 2016년에는 7명, 2017년 9명, 2018년 상반기 3명이 퇴사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기금운용직 인재를 잡기 위해 연봉 인상 카드를 내밀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김 이사장이 기금운용역 연봉을 시장 상위 25%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한 데 따라 추진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언제 연봉이 올라갈지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시행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금운용직의 평균 연봉은 자산운용사나 증권사에 비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직의 연봉을 따로 내놓지 않고 있지만 2018년 1분기를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정규직 평균 연봉은 6343만 원을 보였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 평균 연봉은 7천만 원에서 1억 원 사이로 알려져 국민연금 평균 연봉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금운용본부가 전주로 이전한 이후 서울에 있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로 옮기기를 바라는 국민연금 직원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이 8월 경력직 12명을 채용하는 데 국민연금 출신들이 15명 넘게 지원했다는 얘기도 증권가에서 돌고 있다.
하지만 기금운용직의 이탈을 막고 조직을 안정화할 기금운용본부장(CIO) 자리는 2017년 7월 이후로 1년 넘게 비어있다.
기금운용본부장 선임 과정에서 청와대 개입설로 후보 공모를 한차례 백지화하는 등 홍역을 치르다 최근 5명으로 후보자를 압축했다.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결정된다는 말도 나온다.
기금운용본부장의 장기 공석을 채우고 안정적으로 630조 원이 넘는 기금 관리에 책임을 다하려면 기금운용본부장의 정치적 독립성을 강화하고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기금운용본부장은 업계의 절반 수준인 2억~3억 원의 연봉을 받고 퇴직 뒤 3년 동안 관련 업계 취업도 제한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기금운용본부장 연봉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은 구체적으로 계획이 세워지지 않았다”며 “국민연금 본부에서 기금운용본부장 처우 개선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