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8-08-05 16: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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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례없는 폭염 덕분에 가전 판매량이 늘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5일 국내 가전제품 전문매장 전자랜드프라이스킹, 다나와리서치 등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에어컨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왼쪽)과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
전자랜드프라이스킹은 7월 한 달 동안 국내 에어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했다고 밝혔다.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리서치도 7월16일부터 22일까지 에어컨 판매량이 7월 둘째 주보다 334%가량 급증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에어컨 판매량은 5월부터 7월 초순까지 늘어나다가 7월 말부터 감소세를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7월 셋째 주에 판매량이 급증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 일로 평가된다.
다나와리서치 관계자는 “올해 5월부터 6월까지 선선한 날씨와 장마의 영향으로 에어컨을 구매하지 않던 고객들이 7월 중순 이후 구매에 가세하며 에어컨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최근 한반도에서는 7월20일부터 약 2주 동안 기록적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일 강원도 홍천 기온은 40도까지 올랐으며 서울은 39.6도에 이르렀다. 약 100년 동안의 한반도 역사상 가장 더웠던 날인 1994년 7월24일(38.4도)을 넘어섰다.
에어컨 외에 LG전자 ‘로보킹’ 등 로봇청소기 판매량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7월 동안 흡입 물걸레 로봇청소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더위에 지친 소비자들이 자동으로 집안을 청소해주는 로봇청소기 제품을 선호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회사들은 늘어나는 가전제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LG전자는 2월부터 창원에 있는 에어컨 생산라인을 100% 가동하고 있으며 6일부터 10일까지 잡혀 있던 창원 공장의 휴가일정까지 미루면서 에어컨 생산에 전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역시 2월 말부터 광주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평일에도 두 시간 정도 추가 근무를 편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는 성수기에 몰리는 에어컨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풀가동 시작 시기를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앞당겼으며 ‘연중 판매 계획’도 강화하기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에어컨과 같은 제품이 계절적 영향을 받는데 비수기에도 제품 융복합 등을 통해 판매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컨 판매량이 여름에 특히 몰리는 것을 분산하기 위해 에어컨에 냉방, 제습 기능을 추가해 연중 내내 판매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에어컨 판매 증가에 힘입어 3분기 생활가전사업에서 매출을 늘릴 수 잇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통 3분기는 ‘에어컨 비수기’에 해당하지만 기록적 무더위로 ‘깜짝 특수’를 누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LG전자는 3분기 생활가전사업에서 매출 5조730억 원, 영업이익 406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소폭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3분기 가전사업에서 매출 11조2700억 원, 영업이익 6050억 원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LG전자 관계자는 2분기 컨콜에서 “3분기는 계절적으로 에어컨 비수기에 해당하지만 올해는 에어컨이 기대치보다 더 많이 판매될 것 같다”며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