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새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와 함께 스마트워치와 태블릿, 음성인식 스피커 등 신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의 적용분야를 대폭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공들여 온 인공지능 기술 발전 성과를 증명하는 동시에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기반 생태계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9일 미국 뉴욕에서 공개하는 갤럭시노트9를 필두로 새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2.0'을 적용한 제품을 대거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9와 동시에 2년 만에 내놓는 새 고성능 스마트워치 '갤럭시워치'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워치 기존 브랜드였던 '기어S' 대신 갤럭시 스마트폰과 연계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름을 바꾼 것이다.
고동진 사장은 2월 갤럭시S9 출시행사에서 갤럭시노트9에 빅스비2.0이 가장 먼저 탑재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갤럭시워치에도 이를 활용한 음성인식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빅스비2.0은 고 사장이 지난해 내놓았던 빅스비 초기 버전의 실패를 만회하려 원점에서 개발을 시작한 새 인공지능 서비스다.
고 사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빅스비 초기 개발에는 시간이 모자랐다"고 인정하며 빅스비2.0에서 진정한 인공지능 서비스를 소비자들에 선보이겠다는 약속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9월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가전전시회 IFA2018에서 빅스비2.0 기반의 인공지능 스피커와 이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가전제품도 공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빅스비 초기 버전은 스마트폰의 인터페이스와 일부 기능을 개선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빅스비2.0은 다양한 기기와 연계되는 삼성전자만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출시하는 스마트폰과 모바일기기, 가전제품과 TV,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등 모든 기기에 인공지능 서비스를 탑재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인공지능 생태계의 중심은 결국 소비자가 항상 지니고 다니는 스마트폰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 사장은 무선사업에서 가장 먼저 인공지능 기술을 자리잡도록 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고 사장은 2016년 처음 무선사업부장에 오를 때부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약점을 해결할 전문가로 기대를 모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빅스비2.0을 통한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기술 증명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고 사장이 빅스비2.0 출범과 동시에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스피커 등 최대한 많은 제품에 이를 적용해 출시하려 하는 점도 생태계 확대에 적극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빅스비 인공지능 서비스 안내. |
삼성전자는 8월 초 공개한 새 태블릿PC '갤럭시탭S4'에도 향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빅스비 관련 기능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자전문매체 안드로이드헤드라인은 "빅스비 초기 버전은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기대하던 소비자들에 큰 불만을 안겼다"며 "삼성전자가 하반기 출시하는 제품에는 빅스비 새 버전에 대해 가장 기대가 쏠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곧 애플과 구글 등 주요 IT기업에 맞서 글로벌시장에서 입지를 지켜내는 문제와 직결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자체 인공지능 생태계 구축과 기술 확보에 뒤처진다면 스마트폰과 가전사업에서 다른 IT기업 또는 이들과 협력을 맺은 전자업체와 경쟁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빅스비2.0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갤럭시노트9의 공개 뒤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