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빈 Sh수협은행장이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자율경영 기반을 닦기 위해 소매금융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2016년 12월 별도법인으로 독립한 뒤 첫 해였던 지난해에 목표로 했던 순이익과 자산규모를 순조롭게 달성했다.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이 지난해 순이익 2508억 원(세전 기준)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독립법인으로 출범하기 전인 2016년(786억 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수협은행이 목표로 삼았던 1305억 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자산규모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32조6008억 원으로 추정돼 목표(29조3200억 원)보다 3조 원 이상 웃돌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지난해 거둔 성과는 수협은행이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면서 나타난 초기 효과가 크다는 말도 나온다.
수협중앙회가 2016년 말 수협은행이 분리되는 과정에서 공적자금 1조1581억 원을 출자금으로 전환해주고 9천억 원을 추가출자해줬기 때문이다. 수협은행은 저금리로 대규모 자본을 확충한 효과를 거둔 셈이다.
지난해 수협은행장 선임을 놓고 수협중앙회와 정부 등 이해관계자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직무대행체제가 길게 이어지면서 정상적으로 일관된 경영전략을 펼치지도 못했다.
이 행장은 올해 소매금융 경쟁력 강화라는 뚜렷한 목표를 세워 지난해 느슨해진 조직의 기강을 다잡고 수협은행의 자율경영 기반을 닦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행장은 신년사에서 “올해 가장 중심을 두고 추진해야할 일은 소매금융 기반을 공고하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지난해 변화할 기회를 마련했고 이제 소매금융 기반 확대라는 큰 변화에 도전할 때”라고 말했다.
기업여신보다 리스크 부담이 적고 빠르게 키울 수 있는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덩치를 키워 수협은행의 안정적 수익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수협은행 여신에서 소매금융 여신의 비중은 30%인데 주요 시중은행들의 평균은 50%를 오르내린다.
이 행장은 지난해 말 개인금융부와 기업금융부를 각각 새로 만들어 사업편제 중심의 기능형조직에서 고객 중심으로 바꾸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개인고객과 기업고객을 모두 상대하는 허브점포를 중심으로 개인고객 업무를 주로 처리하는 소규모 점포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점포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점포 10곳을 아파트 등 주택밀집지역에 새로 만들거나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정부가 최근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매금융 여신을 단기간에 대거 늘리기에는 쉽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주요 은행들이 정부 정책에 맞춰 소매금융 여신을 줄이고 있는 만큼 대출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보이만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기존 고객 수가 다른 은행과 비교해 크게 적었던 만큼 고객기반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라며 “고객과 접점을 늘려 소매금융 여신뿐 아니라 수신도 동시에 키워나가는 만큼 정부 정책과 충돌할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