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개인대개인)대출 중개회사 렌딧이 올해도 개인을 상대로 한 신용대출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준 렌딧 대표는 개인을 대상으로 한 중금리 신용대출에 집중해 회사를 키우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렌딧은 올해 시행되는 대부업 규제강화와 P2P대출의 제도권 편입 등에 상당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낮은 신용등급의 대출 희망자들이 규제로 대부회사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자 P2P대출로 눈을 돌리면서 신용대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P2P금융은 기업이나 개인이 은행와 같은 기존의 금융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다수의 개인들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대출을 해준 사람은 다시 이자와 함께 원금을 돌려받는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으며 P2P금융사는 중간에서 수수료를 받는다.
P2P금융협회에 따르면 렌딧은 2017년 11월 기준 회원사 58곳 가운데 누적으로 개인을 상대로 한 신용대출액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점유율로 따지면 P2P금융 개인신용대출시장의 36.1%를 차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15년 렌딧을 창립한 뒤 무담보 개인신용대출에 집중했다. 평균 10.7%인 대출금리를 앞세워 제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 이용자들을 겨냥했다.
렌딧은 1~10등급으로 분류되는 신용등급 가운데 8등급을 받은 희망자까지 대출을 중개하고 있다. 전체 대출고객의 15% 정도가 신용등급 7등급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이 12월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대부회사 이용자들의 평균 신용등급도 7등급으로 집계됐다.
대부회사들이 평균 대출금리 23% 정도를 매기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규제 강화로 이탈한 저신용자들이 렌딧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P2P금융 관련 법률이 제정돼 개인의 투자한도 상향이나 기관투자자 참여 등이 현실화될 경우 개인을 상대로 한 신용대출에 강한 렌딧을 향한 시장의 관심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렌딧은 2017년 11월 기준으로 누적 개인신용대출액 833억 원 정도를 중개했다. 이미 상환된 돈을 뺀 대출잔액은 512억 원 규모다.
전체 회원사 가운데 누적 대출액 9위, 대출잔액 5위 수준이지만 다른 회사들이 상대적으로 대출규모가 큰 부동산 담보대출 등에 집중하는 점을 감안하면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렌딧은 2017년 3분기 기준 누적된 대출액 규모도 2016년 같은 기간보다 421% 급증했는데 개인신용대출이 늘어난 대출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9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렌딧이 (개인신용대출시장에서) 행동해야 하는 영역 자체가 아직도 크다”며 “개인신용대출은 100%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는데 부동산대출 등은 그러기 힘든 만큼 잘하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NHN과 미국 IT회사 올라웍스 등에서 IT 관련한 경험을 쌓았다.
국내 은행에서 대출받기 힘들었던 경험을 토대로 2015년 렌딧을 창립했다. 이때 삼성화재 출신의 빅데이터 전문가 박성용 이사와 손잡고 자체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했다.
투자자들이 100개 이상의 대출채권에 분산투자할 수 있는 추천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투자자가 원하는 투자금액을 입력하면 수익률에 따라 분산투자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추천한다.
이에 힘입어 렌딧은 낮은 신용등급의 대출 희망자들 위주로 운영되는데도 비교적 양호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2017년 11월 기준 연체율(대출만기 30일 이상~90일 미만 연체) 0.44%로 집계됐는데 8퍼센트(1.24%)나 테라펀딩(5.75%)과 비교하면 많이 낮은 편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 ‘2017년 애뉴얼 리포트’를 발표하면서 “2018년에도 정교한 데이터분석을 바탕으로 심사평가모델과 분산투자 추천시스템을 계속 고도화해 다른 P2P대출 중개회사와 차별점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