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과 '남한산성' 포스터. |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한국영화들이 쏟아진다.
6일 ‘살인자의 기억법’이 개봉했다. ‘남한산성’과 ‘7년의 밤’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세 영화는 각각 스릴러소설과 정통역사소설을 원작으로 둬 내용이 다소 무겁고 대중적이지 않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그러나 세 소설 모두 출간 당시 큰 화제를 모았던 인기작들인 만큼 원작팬들과 영화팬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세 영화 가운데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는 남한산성이다. 남한산성은 김훈 작가가 2007년 선보여 모두 70만 부 이상 팔린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뒀다. 투자와 배급은 CJE&M이 맡았고 추석연휴를 앞둔 27일 개봉한다.
배경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때다. 영화는 적군에 포위된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에서 펼쳐지는 47일 동안의 이야기를 그린다.
순제작비는 155억 원으로 영화 ‘도가니’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배우 박해일씨가 인조를, 이병헌씨와 김윤석씨가 각각 최명길과 김상헌을 연기한다.
남한산성은 CJE&M이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내세웠던 군함도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면서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CJE&M은 개봉이 한 달도 더 남은 8월 말부터 등장인물별 광고를 공개하고 버스광고판도 선보이는 등 남한산성 홍보를 시작했다.
6일 개봉한 살인자의 기억법도 주목받는다. 김영하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투자와 배급은 쇼박스가 맡았다.
쇼박스는 살인자의 기억법으로 연타석 홈런을 노리고 있다. 택시운전사가 기대보다 흥행하면서 자존심은 되찾았지만 상반기 부진을 메우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2013년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선 화제작이다. 영화 ‘용의자’를 연출한 원신연 감독이 책을 40분 만에 읽고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원신연 감독은 최근 “영화화 안 되는 게 이상한 소설”이라며 원작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 병수가 우연히 접촉사고로 만나게 된 남성을 살인자로 의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병수는 이 남성으로부터 딸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 살인을 계획한다. 설경구씨가 병수를 맡았다.
김영하 작가는 최근 tvN의 예능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에 출연하면서 대중에게 이름을 더욱 알렸다. 김 작가가 유명세를 타고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출간 4년이 넘은 8월 베스트셀러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을 원작으로 둔 영화 7년의 밤도 올해 개봉한다. 역시 CJE&M이 투자와 배급을 맡았다.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연출한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류승용씨와 장동건씨가 출연한다. 류승룡씨가 우발적으로 소녀를 살해하고 죄책감에 시달리는 남자를, 장동건씨가 딸을 잃고 범인의 아들을 죽이려고 7년 동안 복수를 계획하는 남자를 연기한다.
정유정 작가의 소설 ‘종의 기원’도 영화화 판권계약을 체결하고 제작에 들어갔다. 최근 화제를 모은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장강명 작가의 ‘우리의 소원은 전쟁’도 영화로 만들어진다.
소설이 자주 영화로 만들어지는 이유는 원작이 가진 탄탄한 서사와 재미를 검증받았기 때문으로 플이된다. 특정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시대를 반영한 다양한 소재의 소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소설의 영화화는 그만큼 위험부담도 높다. 원작이 있는 작품은 잘해야 본전이라는 얘기도 듣는다. 원작팬들의 엄격한 평가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작이 있는 작품은 항상 장점과 단점을 함께 안고 간다”며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을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원작과 비교 역시 불가피한 데다 이미 내용을 알고 있는 관객들을 상대로 얼마나 몰입도 있게 연출할 수 있느냐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