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자회사인 SK플래닛과 SK브로드밴드의 덕을 볼 것으로 보인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SK텔레콤의 실적을 갉아먹는 자회사의 '실적출혈'을 막겠다고 강조했는데 일단 지혈에 성공했다.
SK텔레콤과 두 자회사는 인공지능분야를 중심으로 시너지를 높이면서 새로운 사업모델의 기초를 다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 SK텔레콤 자회사 실적개선 지속되나
27일 SK텔레콤에 따르면 그동안 SK텔레콤의 연결실적을 갉아먹었던 SK플래닛 실적이 올해 들어 두드러지게 개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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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SK플래닛은 2분기에 매출 2740억 원, 영업손실 716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5.4% 늘어났고 영업손실은 대폭 줄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쇼핑플랫폼 11번가의 성장으로 SK플래닛의 매출이 늘어났다”며 “선택과 집중으로 일부 O2O플랫폼을 효율화한 것이 실적개선에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SK플래닛은 앞으로 실적이 계속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박현수 SK플래닛 실장은 “11번가의 모바일거래 비중은 전체 60% 수준으로 모바일부문에서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출혈 경쟁을 자제하고 효율적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는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플래닛은 지난해 영업손실 3600억 원 가량을 내며 SK텔레콤의 연결실적을 갉아먹었다. 그러나 올해 서성원 사장이 취임하고 비용절감에 노력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2분기에 매출 7301억 원, 영업이익 316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9% 늘었고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를 보였다.
IPTV 가입자는 417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 증가했고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534만4천 명으로 3.9%가 늘었다.
SK브로드밴드도 당분간 좋은 실적을 내면서 SK텔레콤의 연결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영상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은 “IPTV의 경우 UHD(초고화질) 셋톱박스 가입자가 150만 명을 넘어섰고 유료콘텐츠도 23% 성장률을 보였다”며 “IPTV의 고도화와 기가인터넷, UHD 등 고요금(하이엔드) 가입자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 시너지 낼 사업모델 만들까
SK텔레콤은 지난해 이통3사 가운데 유일하게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뒷걸음질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7조 918억 원, 영업이익 1조5357억 원을 냈는데 2015년보다 매출은 0.3%, 영업이익은 10.1%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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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성원 SK플래닛 사장(왼쪽)과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 |
SK텔레콤은 별도기준으로 1조782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015년보다 영업이익이 7.4%늘어났는데 SK플래닛에서 영업손실 3600억 원가량을 봤기 때문이다.
올해 초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의 수장은 동시에 교체됐다. SK텔레콤 대표로 박정호 사장이, SK브로드밴드 대표로 이형희 사장이, SK플래닛 대표로 서성원 사장이 올랐다.
박정호 사장은 SK텔레콤의 연결실적을 개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SK플래닛은 피를 흘리고 있는 사람과 마찬가지인데 링겔을 꽂는 것은 좋은 해결책이 아니다”며 “지혈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은 세 사장 취임 이후 사업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은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와 연동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SK텔레콤과 인공지능분야 역할분담과 관련해 “SK브로드밴드는 2차적으로 발생하는 수요시장인 ‘애프터마켓(After Market)’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누구에 커머스기능을 추가하며 자회사 SK플래닛 지원 계획을 구체화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과 100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은 결국 한 몸”이라며 “시너지 효과를 통해 동반성장할 사업모델을 만들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