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가 반도체사업 매각을 놓고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웨스턴디지털과 협력안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기술접근을 막는 등 강도높은 조치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도시바가 마지막까지 버티다 결국 웨스턴디지털과 협력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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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바의 일본 낸드플래시 생산공장. |
20일 로이터에 따르면 도시바는 웨스턴디지털과 합작법인에서 개발한 낸드플래시 관련기술이 저장된 서버에 웨스턴디지털 직원들이 접근하는 것을 막았다고 밝혔다.
웨스턴디지털의 주요 경영진이 최근 일본을 방문해 도시바 측과 반도체사업 매각에 관련한 협상을 벌였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이전에도 기술접근을 막은 적이 있지만 미국법원이 7월 초 중단명령을 내리자 차단조치를 해제했다. 협상이 결렬되며 다시 강도높은 조치에 나선 것이다.
웨스턴디지털은 다시 법적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웨스턴디지털은 반도체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근거로 들어 도시바가 동의없이 반도체사업을 매각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시바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법정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주요 증권사들은 결국 도시바가 웨스턴디지털에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JP모건은 “미국법원은 이번 분쟁이 양쪽의 사업에 모두 해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최대한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의 합의를 유도할 수 있는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 스티펠도 미국법원이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어줄 가능성은 낮아 결국 양사가 긍정적인 협의를 이끌어내는 쪽으로 결론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매각이 지연되며 기술개발과 생산투자에 차질이 커질 경우 협력사인 웨스턴디지털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결국 도시바가 마지막까지 버티다 최대한 유리한 조건으로 웨스턴디지털에 반도체사업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법원은 28일 이번 사건을 놓고 재심리를 연 뒤 추가적인 판결을 내릴 예정을 세워두고 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낸드플래시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술격차를 더욱 벌릴 시간을 벌 수 있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