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국 ING생명 사장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의 도입과 함께 생명보험업계에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ING생명은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에 분주한 다른 보험사들과 달리 여유가 있는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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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국 ING생명 사장. |
ING생명은 네덜란드 금융기업인 ING그룹의 한국 현지법인으로 설립됐다. ING생명은 유럽식 경영을 바탕으로 재무구조를 다져왔다.
새 국제회계기준이 유럽권과 호주에서처럼 부채와 자산을 모두 시가로 평가하는 것을 가장 중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이미 유럽식으로 회사의 재무를 관리해온 ING생명은 부담이 없다.
ING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지급여력비율(RBC)이 319%로 집계됐는데 생명보험업계 상위 10개사 가운데 가장 높다. 게다가 ING생명이 자체적으로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새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했을 때 오히려 지급여력비율이 521%까지 올라갈 것으로 추산됐다.
정문국 ING생명 사장은 최근 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한국시장에서 엄격한 위험관리로 성장을 인내해 왔는데 그 결실을 보고 있다”면서 “4년 뒤 새로운 자본규제가 도입될 때 더욱 차별화된 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들은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자본비율이 크게 하락하기 때문에 후순위채 발행, 신종자본증권 발행, 유상증자,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자본규모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들어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생보사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섰고 NH농협생명, 동부화재, 현대해상, 흥국생명, 하나생명, DGB생명 등이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그러나 정 사장은 ING생명의 든든한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보험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ING생명은 외국계 생보사 특성상 국내 대형 생보사보다 영업망이 부족한 만큼 그동안 시장점유율 확대 등 외형확장보다는 리스크 관리와 안정적인 수익성에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최근 투자를 늘리며 영업력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사장은 ING생명 영업력의 토대가 되는 전속설계사에게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설계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지원을 강화하고 전속 설계사의 이직률을 낮춰 ING생명의 영업 실적 토대를 만들어 놨다.
이를 바탕으로 ING생명 보험실적은 확대되고 있다. ING생명의 신계약율은 지난해 말 14.1%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5.86% 높아졌다.
신계약율은 연초 보유계약액과 비교한 신계약액의 비율로 이 수치가 높아진다는 것은 그 만큼 새로 맺어지는 계약의 비중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ING생명은 2018년 말 ING브랜드 사용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회사이름이 변경된다면 영업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계 생보사가 선진기법이 있다고 믿는 일부 고객층의 이탈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이에 대비해 회사이름을 바꾼 뒤 내년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ING생명은 다른 생보사들이 자본확충으로 고심할 때 사업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를 기회삼아 차별화된 보험상품을 내놓는 등 ING생명만의 강점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