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이 롯데그룹이나 신세계그룹과 온라인쇼핑몰사업을 합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정지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1일 “SK플래닛이 11번가를 분사해 롯데그룹이나 신세계그룹과 합작법인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며 “온라인 전자상거래시장의 변화로 규모의 경제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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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성원 SK플래닛 사장. |
SK플래닛은 롯데그룹이나 신세계그룹으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최소 50%의 합작법인 지분을 확보하는 조건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플래닛이 5월 초 신세계그룹에 이런 방안을 제안하고 협상에 돌입하자 롯데그룹도 5월 중순 참여의사를 보여 경쟁구도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 협상이 이뤄지면 롯데그룹이나 신세계그룹의 온라인쇼핑몰과 11번가가 합쳐지게 된다. 신세계그룹은 통합쇼핑몰인 SSG닷컴을 운영하고 있으며 롯데그룹은 롯데닷컴과 엘롯데, 롯데아이몰, 롯데마트몰, 롯데하이마트몰 등 계열사별로 온라인쇼핑몰을 보유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11번가 거래액은 6조8천억 원가량,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온라인쇼핑몰 거래액은 각각 8조 원, 2조 원대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이 12조 원남짓인 점을 감안하면 롯데그룹과 11번가가 합작법인을 만들 경우 단숨에 1위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는 셈이다.
신세계그룹은 11번가와 합쳐도 거래액 규모가 8조8천억 원 수준으로 2위에 그치지만 합작에 따른 시너지를 고려하면 빠른 추격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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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왼쪽)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실제로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과 옥션을 함께 운영하는 만큼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국내 대표적인 온라인 전자상거래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의 경우에도 외형확장에 따른 물품 공동구매, 배송, 마케팅 등의 효율화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정지수 연구원은 “압도적인 1위 사업자로 도약할 합병법인의 기업가치 상승은 자명하다”고 바라봤다.
다만 SK플래닛과 롯데그룹, 신세계그룹은 확인된 게 없다는 공통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유통업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해 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분사는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11번가는 적자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매각설이 여러 번 제기됐다. 11번가의 지난해 영업적자는 3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