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6월 말 방미길에 재계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하기로 하면서 재계 총수 가운데 누가 함께할지 관심이 모인다.
문 대통령은 취임 뒤 재계 총수들과 공식적으로 만난 적이 아직 없는데 이번 방미길이 새 정부와 재계의 긴장관계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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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
9일 재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에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일정에 맞춰 경제사절단을 꾸려줄 것을 요청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새 정부가 출범하고 미국을 처음 방문하는 것이어서 주요 대기업은 오너가 직접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오너가 참석할 수 없다면 투자와 관련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전문경영인으로 경제사절단을 꾸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과 함께 방미길에 오를 재계 총수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 거명된다.
삼성그룹의 경우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투병과 구속 중인 상태라 참석이 불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신규 가전공장 부지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아 권오현 부회장이나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이 동행할 수도 있다.
김승연 회장은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과 30년 이상 교류해온 인연이 있어 이번 방미길에 동행해 적극적인 민간외교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김 회장은 과거 노무현 정부 때도 방미길에 대통령과 함께했다.
롯데그룹은 주력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미국 엑시올사와 합작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신동빈 회장의 동행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방미길은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경제사절단 규모는 과거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경제사절단 규모는 총 50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절단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도 포함된다.
대기업들은 새 정부의 첫 미국 방문에 동행하는 것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4대그룹 관계자는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되지 않은 만큼 미국 방문길에 동행하면서 새 정부 인사와 교류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새 정부 출범 뒤 경영자총협회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불편한 목소리를 내자 청와대가 곧바로 유감성명을 발표하는 등 그동안 문재인 정부와 재계 사이엔 적지 않은 긴강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번 방미길에 청와대가 재계 총수들을 초청한 것은 이런 긴장관계를 해소하고 일자리정책 등에 재계의 전향적인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제스처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