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스포츠세단 스팅어로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장문수 키움증권 연구원이 7일 “가아차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약점으로 꼽히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다소 미진한 것으로 보인다”며 “스팅어를 시작으로 후륜구동 시스템 기반의 고급차 제품군을 확대하기로 했지만 제네시스 브랜드와 같은 구체적인 전략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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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 |
기아차는 올해 스팅어에 이어 내년에 K9 후속모델을 출시해 고급차 제품군을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제네시스 브랜드처럼 독립적인 고급차 브랜드를 출범할 계획을 밝히진 않았다.
현대차는 2015년 11월부터 제네시스 브랜드를 독자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장 연구원은 “현대차는 약점으로 꼽힌 브랜드 가치 개선에 총력을 다했다”며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한 덕에 평균판매단가가 오르면서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 수익성, 성장성을 개선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봤다.
기아차는 5월에 스팅어 사전예약을 시작했는데 2천 대 이상의 사전예약을 받으면서 스팅어는 출시 초반에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스팅어가 선전하면 기아차가 고급차 전략을 추진하는 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기아차가 현대차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린 탓에 고급차 브랜드를 출범하는 데 속도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현대차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판매부문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5월까지 국내에서 팔린 제네시스 차량은 모두 2만308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 줄었다. 올해 4월까지 미국에서 팔린 제네시스 차량도 모두 6648만 대로 38.4% 감소했다.
현대차는 현재 중국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의 판매안정과 해외진출 과제를 해결한 이후에야 기아차가 고급차 브랜드를 분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국내 승용차와 RV 판매에서 현대차에 버금갈 정도로 성장했다. 올해 5월까지 국내에서 팔린 기아차의 승용차와 RV 판매는 18만685대로 현대차 18만953대(제네시스 브랜드 차량 제외)와 격차가 300대 미만으로 줄었다.
기아차가 이제는 양적성장을 바탕으로 질적성장을 꾀할 시점인 것으로 풀이된다.
장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는 아이오닉, 니로, 쏘울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차나 자율주행차기술은 업계에서 높은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그러나 장기적인 사업구조 관련 전략은 부재한 상황인데 유럽 완성차회사들이 공격적으로 제안하고 있는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을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