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신제품 ‘G6’보다 앞선 성능을 갖춘 삼성전자 갤럭시S8 등 경쟁업체들의 스마트폰 출시가 올해 상반기에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가 G6의 장기적으로 흥행을 위해 시장선점효과를 극대화해야 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12일 외신을 종합하면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반등을 노리는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가 임박했다.
|
|
|
▲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을 3월29일 출시행사에서 공개한 뒤 4월 중순부터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동시에 판매를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갤럭시S8은 퀄컴이 출시를 앞둔 고성능 AP(모바일프로세서) 신제품 ‘스냅드래곤835’를 탑재해 출시되는 첫 제품이다.
중화권업체에 인수된 뒤 부활을 노리는 모토로라와 블랙베리, 노키아 등 과거 글로벌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던 브랜드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도 올해 상반기에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레노버는 스냅드래곤835를 탑재한 모토로라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중국 TCL그룹은 블랙베리, 대만 홍하이그룹은 노키아 브랜드의 신제품에 스냅드래곤835를 탑재해 내놓는다.
AP는 스마트폰의 구동성능을 결정하는 핵심부품으로 사실상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한다. 퀄컴은 스냅드래곤835가 이전작과 비교해 성능은 25% 향상되고 전력소모는 25% 줄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G6에 지난해 출시된 퀄컴의 ‘스냅드래곤821’을 탑재한 상황에서 글로벌업체와 경쟁이 임박하며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퀄컴의 AP 신제품 출시가 4~5월로 이전보다 늦어지자 LG전자는 G6의 출시를 앞당기기 위해 구형 AP 탑재를 결정했다. 갤럭시S8 등 경쟁작보다 먼저 시장을 선점해 초기 판매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LG전자 관계자는 “G6에 성능향상보다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구형 AP 탑재를 결정했다”며 “검증되지 않은 AP를 탑재할 경우 최적화가 어려워 구동이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전문매체 세미어큐레이트도 스냅드래곤835가 삼성전자의 10나노 반도체 생산공정을 최초로 적용한 만큼 양산과정에서 차질이 생길 수 있어 G6의 스냅드래곤821 탑재가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스냅드래곤821 역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하기 충분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 LG전자는 구형AP 탑재로 스마트폰의 부품원가를 절감하는 효과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G6는 한국에서 정식 판매를 시작한지 이틀만에 3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전작인 G5보다 50% 정도 늘어난 것으로 시장선점을 위해 출시를 앞당긴 성과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구매자들은 일반적으로 하드웨어 성능에도 민감해 스냅드래곤835를 탑재한 경쟁업체의 스마트폰이 출시될 경우 장기흥행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G6가 흥행에 성공하려면 스마트폰의 성능 외에 차별화된 장점을 증명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LG전자에 불리한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G6는 일체형 금속 디자인과 듀얼카메라, 넓어진 화면의 ‘풀비전’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하지만 갤럭시S8 등 경쟁작에도 이런 요소가 대부분 적용될 것으로 예상돼 경쟁우위를 점하기 쉽지 않다.
|
|
|
▲ LG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G6'. |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G6가 고성능 AP를 포기하고 중국업체의 스마트폰에도 뚜렷하게 차별화되지 않는 점이 아쉽다”며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G6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놓고 논란이 재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G전자는 2015년 출시한 G4와 V10에도 퀄컴이 2014년 내놓은 구형AP ‘스냅드래곤808’을 탑재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공개된 안드로이드 최신 운영체제 ‘누가’와 최적화가 어려워 업데이트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소비자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논란이 커지자 LG전자는 올해 안에 업데이트를 제공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했지만 하드웨어와 최적화 여부는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구글이 올해 공개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새 버전도 비슷한 이유로 스냅드래곤821을 탑재한 G6과 호환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향후 업데이트 지원을 불안해 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LG전자가 이런 약점들을 극복하고 G6의 장기흥행에 성공하려면 초기 시장선점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글로벌 출시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고 마케팅에도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포브스는 “스냅드래곤835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성능이 실제로 G6와 크게 차이날지가 향후 흥행에 핵심적인 관건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G6의 디자인이 호평을 받고 있는 만큼 상황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G6의 올해 판매량 전망치를 500만 대 안팎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전작인 G5의 지난해 판매량 추정치인 339만 대보다 47% 정도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