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실적이 계속 뒷걸음질하고 있다. 신세계에게 백화점 매출순위 2위를 내준 정지선 회장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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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
3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2분기에 매출 3717억 원과 영업이익 73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매출은 0.2%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18.2%나 줄어들었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해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7%, 25.7%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은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경기가 많이 위축되면서 매출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의 실적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위축된 소비심리가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 탓이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6월 백화점 업계의 매출이 올해 들어 최악의 모습”이라며 “세월호 사태로 소비심리가 많이 위축됐지만 지난 4월과 달리 5월까지 명품과 가전제품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비교적 선방했는데 6월 들어 다시 부진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백화점 매출은 전년동기에 비해 1.4% 하락했지만 5월 들어 0.8% 오르며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듯 했다. 그러나 6월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다시 3.4% 줄었다.
현대백화점과 2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신세계도 2분기 매출 9728억 원, 영업이익 42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 8% 감소한 것이다.
정 회장은 최근 들어 그동안의 안전제일주의 경영방식에서 벗어나 공격적 경영을 펼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12월 김포 프리미엄 아울렛을 시작으로 2015년 송도 프리미엄 아울렛과 판교 복합쇼핑몰 등의 개점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늦었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시작되는 아울렛사업도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백화점의 실적개선은 정 회장이 강력하게 추진중인 매장확대 전략의 성과에 달려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만약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현대백화점은 성장정체의 깊은 늪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정 회장이 취임했던 2007년 말 현대백화점의 점유율은 28.2%로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현대백화점은 신세계백화점(17.8%)에 거의 10%포인트 가량 앞서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의 매출은 1조5437억 원으로 현대백화점의 매출 1조1267억 원보다 4170억 원 많아 신세계백화점이 사실상 2위에 오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