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삼성생명을 떠난 지 3년 만에 금의환향한다.
홍 내정자는 삼성화재의 역대급 호실적을 바탕으로 삼성생명 사장에 발탁됐다. 그룹 내 삼성화재 위상을 그만큼 높였다고 볼 수 있는데 이제는 삼성생명에서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맏형’이라는 위상에 걸맞는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삼성생명을 떠난 지 3년 만에 대표이사로 돌아온다. |
5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홍 내정자는 내년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삼성생명 대표이사에 오른다.
홍 내정자가 임기가 2년이나 남아 있던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을 대신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는 삼성화재 실적이 꼽힌다.
홍 내정자는 삼성화재 사장에 취임한 첫 해인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 1조1414억 원을 내면서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
올해 역시 3분기까지 순이익 1조6433억 원을 내며 사실상 2년 연속 역대 최대 순이익 기록 경신을 눈앞에 뒀다.
특히 홍 내정자가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의 맏형 격인 삼성생명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도 이번 인선에 배경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누적 순이익 1조4497억 원을 냈다. 삼성화재보다 2천억 원가량 적다.
삼성생명도 1일 홍 내정자의 대표 내정 소식을 알리며 “삼성화재 대표 시절 안정적 사업관리를 통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삼성화재에서 성과는 홍 내정자가 삼성생명 사장에 오르는 디딤돌이 됐으나 이제는 삼성생명에서도 기대에 걸맞는 실적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 내정자는 삼성생명에서도 다시 한 번 ‘초격차’를 주요 경영화두로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홍 내정자는 2022년 삼성화재 사장에 오르자마자 초격차 역량을 갖춘 보험회사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경영목표를 임직원들에게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과감한 조직개편을 통해 사상 최대 실적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초격차는 경쟁자들이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차이를 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술력 등 기본을 강조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 전략으로 널리 알려졌다.
삼성생명 역시 초격차 전략이 필요한 상황으로 여겨진다. 특히 올해부터 도입된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이후 수익성 높은 보장성보험 판매를 확대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기본역량 강화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는 '초격차'를 경영화두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 |
이외에도 홍 내정자는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선임 대표로서 삼성화재와 협업을 한층 강화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홍 내정자는 삼성화재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삼성생명과 시너지를 내는 데 역시 적임자일 수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현재 보험업계의 새 먹거리로 꼽히는 반려동물보험 전문회사에 대한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내정자의 삼성생명 대표이사 취임으로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해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 블랙스톤과 6억5천만 달러 규모의 펀드 투자 약정을 맺는 등 자산운용 수익을 늘리기 위해 공동으로 해외 대체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이런 투자 협업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홍 사장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보험 전문가로 평가된다.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임원이 된 뒤에는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겨 경영전략팀 상무를 지내기도 했다. 2011년 삼성생명으로 돌아온 뒤 인사팀장 전무, 특화영업본부장 전무, 전략영업본부장 부사장, FC영업1본부장 부사장으로 일했다.
2020년 12월부터는 삼성화재로 이동해 자동차보험본부장 부사장으로 일했고 2021년 12월 삼성화재 사장에 올랐다. 2023년 12월1일 삼성생명 사장에 내정됐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