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3-09-11 16: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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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수요를 흡수해 가계부채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터넷은행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8월 말 주담대(전월세대출 포함) 잔액은 약 19조3173억 원으로 집계됐다.
▲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월11일 인터넷은행들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됐다. <양경숙 의원실>
지난 6월 말(17조3223억 원)과 비교하면 두 달 사이에 1조9950억 원(11.5%)이나 늘어난 것이다.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도 6월 말 3조6934억 원에서 8월 말 4조655억 원으로 3721억 원(10.1%) 증가했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잔액은 511조4007억 원에서 514조9997억 원으로 3조5990억 원(0.7%) 늘었다. 인터넷은행 두 곳의 주담대 증가(2조3671억 원)가 5대 시중은행 증가액의 60%를 넘은 것이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 증가액(1조9950억 원)은 5대 은행 가운데 주담대 증가 폭이 가장 컸던 우리은행(1조5442억 원)보다도 많았다.
양경숙 의원은 “전체 주담대 시장에서 인터넷은행의 비중은 잔액 기준으로 약 2%에 불과하지만 최근 인터넷은행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주도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라고 바라봤다.
주담대 수요가 상대적으로 인터넷은행에 집중된 것은 낮은 금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지난 7월 중에 신규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각각 연 4.16%, 4.17%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모두 지난 6월(4.02%, 4.14%)보다 평균 금리가 올랐지만 5대 은행(4.28∼4.70%)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인터넷은행이 금리를 낮추자 시중은행 대출을 이용하다가 갈아탄 대환 수요도 몰린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최근 신규취급액 중 50∼60%가 대환 고객이라고 밝혔다.
양 의원은 “가계부채가 이미 세계에서 위태로운 수준이고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주도하는 가계대출 증가는 여러모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늦추는데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정책적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