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이 21년 만의 첫 적자를 맞아 위기관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협은 지난해 기준금리와 함께 오른 자금조달비용 영향으로 적자전환했다. 신협은 각종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위기관리에 온 힘을 기울였는데 하반기에 실적을 개선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사진)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실적 하락을 하반기에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협중앙회> |
5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신협중앙회는 위기관리 대응 조직을 중심으로 단위조합의 경영관리에 노력을 쏟고 있다.
신협 관계자는 “지난해에 금리 및 유동성 대응 TF를 미리 만들었고 올해 초에도 조합 위기관리 대응 TF를 구성해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며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줄어든 예대마진과 상승한 연체율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TF는 중앙회 인력 10~15명으로 이뤄진다. 역할은 중앙회 차원에서 단위조합의 실적과 연체율 상승, 예대마진 하락 등을 들여다보고 관리하는 것이다.
중앙회는 이밖에도 다양한 TF를 통해 당국과 협조를 이어나가며 위기관리에 총력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협 관계자는 “여러 TF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것이 금리 및 유동성 TF와 조합 위기관리 대응 TF다”며 “금융당국과도 유기적으료 협조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협의 이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21년 만에 처음 맞은 반기기준 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전날 내놓은 ‘상반기 상호금융조합 실적’에 따르면 신협은 순손실 669억 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 2883억 원에서 무려 3552억 원이 줄었다.
반기 기준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2년 6월이 마지막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신협에서는 다른 금융업권과 마찬가지로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비용이 상승한 것이 타격이 됐고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신협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어느정도 예견돼 있던 실적이긴 했는데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고금리 예금 판매를 하다보니 예대마진이 감소했다”며 “거기에 경기침체와 금리인상 등의 요인으로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하는 부분으로 상반기에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협의 자금조달비용은 지난해 2배 가량 뛰었다.
한국은행 통계체계에 따르면 신협 자금조달비용을 가늠할 수 있는 신협정기예탁금 금리(1년, 신규취급액 기준)는 지난해 1월 2.26%에서 12월 5.44%까지 급등했다.
문제는 신협의 연체율 증가세도 매섭다는 점이다. 연체율 증가세는 새마을금고를 제외하면 상호금융조합 가운데 가장 컸다.
신협의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4.03%로 지난해 말보다 1.56%포인트 뛰었다.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5.41%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82%포인트 올랐다.
신협 성장을 이끌어 온
김윤식 신협중앙회장도 현재 상황을 두고 긴장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는 올해 공적자금 조기상환으로 정부로부터 이행약정을 조기해제받아 자율경영 길을 터준 것은 물론 그 전에는 영업구역 규제 완화 등을 이끌어내 신협의 굵직한 이슈를 해결하며 신협 성장을 이끌었다.
김 회장 재임기간에 신협은 순항했고 총자산 규모는 2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총자산은 149조9천억 원인데 김 회장이 취임하기 직전인 2017년 말에는 82조1393억 원이었다.
위기관리 TF가동과는 별개로 하반기 전망이 지금보다 조금 낫다는 점은 김 회장의 부담을 더는 요인이다.
기준금리는 움직이지 않고 있지만 신협 자금조달비용은 안정세를 되찾고 있기 때문이다. 신협 7월 정기예탁금 금리(1년, 신규취급액)는 3.97%로 지난해 9월 수준(3.66%)까지 내려왔다.
▲ 기준금리가 동결된 상태지만 신협 정기예탁금 금리는 지난해 12월 정점을 찍은 뒤 서서히 내려오고 있어 신협의 자금조달비용도 조금씩 낮아지고 있을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자료는 한국은행 통계 갈무리. |
금감원은 전날 상반기 상호금융권 영업실적을 발표하면서 “하반기에는 이자비용 감소와 연체율 관리 강화 등으로 영업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신협 관계자는 “신협 예측으로는 하반기에는 고금리 예금이 빠지기 때문에 상황이 더 좋아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기준금리가 고정돼 있더라도 지난해 말만큼은 아닐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