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 역사상 가장 뜨거운 올여름이 끝 아니다, 지구 내년 더 달궈진다

▲ 칠레에서 폭염의 영향으로 산불이 발생해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지구가 계속 뜨거워진다.

올해 여름은 관측 역사상 가장 지구가 뜨거운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일(현지시각) 개빈 슈미트 미국항공우주국(NASA) 고다드우주연구소 소장은 미국항공우주국 워싱턴 본부에서 빌 넬슨 미국항공우주국 국장 등 주요 관계자들과 회의를 마친 뒤 “올해 7월은 최근 수천 년은 아니더라도, 수백 년 내 가장 더운 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7월 들어 이미 지구 최고 온도가 세 차례나 경신됐을 정도로 지구 온도의 상승세를 심상치 않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13일에 올해 6월이 지구 온도를 기록하기 시작한 1850년 이후 가장 뜨거운 6월이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에 따르면 올해 6월 육지, 해양 등 지구 표면의 평균 온도는 평년보다 섭씨 1.05도 높은 것으로 기록됐다. 이전 최고 기록인 2020년 6월과 비교해도 섭씨 0.13도 높았다.

지구 온도의 상승에 따라 빙하 면적 역시 올해 6월이 역대 6월 가운데 최저치인 것으로 파악된다.

역대 6월 가운데 가장 빙하 면적이 가장 크게 줄었던 2019년 6월과 비교하면 올해 6월 빙하 면적은 약 85만㎢(제곱킬로미터) 더 감소했다.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지구 곳곳에서는 극단적 기상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특히 북극 지역이 뜨거워지면서 북극권을 감싸는 제트기류가 약해진 점은 세계 각지에 기상 재난을 불러오는 원인으로 꼽힌다.
 
관측 역사상 가장 뜨거운 올여름이 끝 아니다, 지구 내년 더 달궈진다

▲ 현재 북반구 곳곳에서 발생한 폭염 상황. <영국 기상청 트위터 영상 갈무리>

북극에 찬 공기를 가두는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 전체적으로 대기의 움직임도 느려지고 북반구 일대에는 정체에 가까운 기상 상황이 이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기상 상황이 정체 상태를 이어가면 더운 곳은 계속 더워지고 비가 오는 곳은 계속 비가 오는 등 극단적 기상 현상이 벌어진다.

미국 남부 지역, 남유럽 등에서는 ‘열돔 현상’이 이어지면서 연일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열돔 현상 자체는 자연적으로 흔히 발생하는 현상이나 현재 비정상적으로 길게 이어지면서 극심한 폭염을 유발하게 됐다.

인도에서는 뉴델리 등 북부 도시가 홍수로 고통을 받고 있다. 뉴델리, 아그라, 노이다 등 도시를 흐르는 야무나강의 수위가 상승해 45년 만에 세계적 문화유산인 타지마할이 침수될 위기를 겪기도 했다.

지구의 온도 상승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발달 중인 엘니뇨가 올해 겨울쯤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엘니뇨가 절정에 이른 다음에 오는 여름에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며 세계적으로 극심한 폭염이 나타난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16년이 역대 가장 지구가 뜨거웠던 해였는데 직전 해인 2015년에 발생한 슈퍼 엘니뇨의 영향을 받았다.

2015년 슈퍼 엘니뇨는 21세기 들어 가장 강력했고 현재까지 가장 최근에 발생한 슈퍼 엘니뇨다.

슈미트 소장 역시 2024년에 지구가 더 뜨거워 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인류가 올해 겪고 있는 폭염은 아직 엘니뇨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