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차량용 이미지센서(CIS) 해상도(화소 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은 앞선 이미지센서 해상도 기술을 발판으로 선두 기업인 소니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힐 기회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이 2022년 10월 5일(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테크데이에서 반도체 전략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 <삼성전자>
3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소니와 온세미컨덕터 등 주요 차량용 이미지센서 기업들이 해상도 높이기에 고삐를 죄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전기신호로 바꾸는 시스템반도체다. 이미지센서의 해상도가 높을수록 이미지센서가 탑재된 카메라가 촬영하는 이미지의 화질이 선명해진다.
전자전문매체 EE타임스재팬을 보면 소니세미컨덕터솔루션(소니의 이미지센서 자회사)의 시미즈 테루시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5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사업설명회 2023’에서 차량용 이미지센서 시장이 점차 고해상도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시미즈 사장은 “2025년 정도까지를 내다볼 때 차량용 이미지센서는 현재 300만 화소에서 500만 화소로, 그 다음엔 800만 화소 중심으로 바뀌고 그 뒤에는 한층 더 높은 해상도의 이미지센서가 늘어나는 흐름이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미국 차량용 반도체 업체 온세미컨덕터는 지난 12일 고해상도로 여겨지는 800만 화소의 이미지센서를 공개했다.
차량용 이미지센서의 해상도가 높아지는 추세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비롯한 자율주행 관련 기술의 발전이 이끌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중국계 반도체 회사 옴니비전은 2022년 8월12일 중국 매체 아이지웨이를 통해 “ADAS 전방 카메라는 더 멀리 있는 차량과 보행자를 감지해야 한다”며 “200만 화소 이하 제품은 최대 감지 거리가 120m로 차량이 고속으로 주행할 때 멀리 있는 물체를 정확하게 식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옴니비전은 “차량용 이미지센서 업계 전체가 최대 감지거리가 250m인 800만 화소 차량용 카메라를 적극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해상도 이미지센서가 각광받는 시장 기조는 삼성전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모바일용 이미지센서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량용 이미지센서의 해상도 높이기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박용인 사장은 2022년 10월27일 열린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전기차와 자율주행 차량의 핵심은 카메라”라며 “삼성전자는 카메라에 강하고 다른 회사가 흉내 내지 못할 정도로 고해상도 카메라용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의 차량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Auto 4AC'.
삼성전자는 2022년 6월23일 2억 화소의 모바일용 이미지센서를 공개한 바 있다. 이미지센서 선두 주자로 꼽히는 소니의 최대 해상도 이미지센서(산업용)는 1억5천 만 화소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점유율에서는 소니에 뒤지지만 고해상도 관련 기술력에서는 앞서고 있는 셈이다.
모바일 이미지센서의 해상도를 차량용 이미지센서에 바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관련 노하우를 적용해 빠르게 해상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명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센서 선행개발팀 연구원은 2022년 7월8일 삼성전자 테크블로그를 통해 “삼성전자 이미지센서의 고해상도는 삼성전자가 확보하고 있는 독자적 기술력 덕분”이라며 “더욱 작아지는 소자(각 화소)에서 원하는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공정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차량용 이미지센서 시장규모는 빠르게 커지고 있어 전체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고 있다.
시미즈 사장은 사업설명회에서 “전체 이미지센서 시장규모(금액기준)는 2030년도까지 연평균 9%(CAGR)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200만 화소 이상 차량용 이미지센서의 연평균 성장률은 1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2년 전체 이미지센서 시장점유율은 소니가 1위로 47.9%, 삼성전자가 18.1%로 집계됐다. 아직은 두 기업의 시장점유율 차이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미지센서 시장 환경이 고해상도 기술에서 강점을 가진 삼성전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만큼 박 사장은 소니를 추격할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사장은 4월19일 서울에서 열린 ‘월드IT쇼 2023’에서 “삼성전자는 기술만 놓고 보면 확실히 세계 1위인 일본 소니를 앞선다”며 “조만간 차량용 고해상도 이미지센서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