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퀄컴은 스냅드래곤8 1세대의 수율(완성품 비율), 발열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다음 모델인 스냅드래곤8+ 1세대에 이어 갤럭시S23에 탑재된 스냅드래곤8 2세대도 TSMC에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전량 맡겼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2024년부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활용한 2세대 3나노 반도체를 대량생산하는 체계를 갖춘다면 스냅드래곤8 4세대부터는 다시 퀄컴으로부터 수주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GAA는 반도체 구성요소인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이를 제어하는 게이트가 4면에서 맞닿게 하는 기술이다. 기존 ‘핀펫’ 방식보다 게이트의 통제력이 더 강화돼 반도체 성능을 높이는데 현재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상용화했다. TSMC는 2나노 공정부터 GAA 방식을 적용한다.
게다가 삼성전자의 3나노 파운드리 수율(양품 비율)이 공개된 적은 없지만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갤럭시 전용 스냅드래곤8 4세대는 삼성전자 3나노 공정이 활용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테크인사이트의 스라반 쿠도잘라 연구원도 5월20일 트위터에서 “미국 반도체 장비 회사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는 삼성전자가 2024년부터 3나노 반도체를 대량생산할 것임을 시사했다”며 “이는 안드로이드용 칩이 2024년에도 여전히 4나노에 머물 것이라는 일부 추측을 정면반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레베그너스의 주장처럼 퀄컴이 스냅드래곤8 4세대에도 TSMC 공정만 활용한다면 삼성전자는 자체 AP ‘엑시노스’ 부활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AMD와 ARM의 핵심 개발자들을 영입해 중앙처리장치(CPU) 최적화 전담팀을 꾸리고 중국 그래픽처리장치(GPU) 핵심인재들을 영입하는 등 엑시노스 시리즈의 성능 개선을 위해 공격적으로 인재를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올해 말 4나노 공정을 활용한 엑시노스2400을 공개하고 2024년 말에는 3나노 공정을 적용한 엑시노스2500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