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관계자도 현재까지는 합병 승인 이외에 불허와 같은 ‘플랜B’ 시나리오는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유럽연합과 미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판단을 얻어내려면 두 경쟁당국이 원하는 입맛에 맞게 대한항공이 최대한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해야만 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해외 승인을 얻는 과정에서 슬롯 및 운수권 반납 등으로 합병 시너지가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이 더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관건은 조 회장이 유럽연합과 미국 경쟁당국을 얼마나 잘 설득하느냐가 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의 손발을 일부 자르더라도 핵심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해외 경쟁당국의 승인을 얻어내는 것이 최선이지만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최근 미국 법무부 관계자들과 직접 만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필요성과 경쟁 제한성 우려 해소 방안 등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업결합이 쉽지 않다는 걸 염두해 두고 긍정적인 시나리오와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모두 놓고 회사와 자문사들이 잘 대비해 준비하고 협상하고 있다"며 “해외 경쟁당국과 상식적인 선에서 소통하고 있는 만큼 현재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슬롯을 반납하더라도 운수권은 유지되기 때문에 일부 노선에서 인근 공항에 항공기를 띄우는 식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법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