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지난 4월18일(현지시각) 유럽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 앞에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설치한 구조물. '가스는 친환경이 아닙니다. 법정에서 봅시다'라며 그린워싱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실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앞으로 유럽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명확한 근거 없이 ‘친환경’ 문구를 포함하는 기업은 광고 금지와 벌금 조치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럽연합(EU)에서 친환경이라는 표현에 대해 더 엄격한 기준을 두고 평가하는 규제조치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유럽 광고업계 전반에서 그린워싱 규제를 두고 엇갈린 시선이 나온다.
그린워싱은 기업이 자금 조달이나 이미지 개선을 위해 친환경 경영을 위장하는 사례를 뜻한다. 유럽연합은 소비자에게 혼란을 끼치는 그린워싱을 막고자 규제책을 마련하고 있다.
유럽연합 의회는 최근 기업이 이산화탄소(CO₂) 배출권을 구매했을 때는 ‘탄소 중립’이라는 표현을 쓰지 못하도록 결정했다.
다른 기업이 줄인 이산화탄소 감축량을 돈을 주고 구매한 다음 자사 제품에 ‘탄소 중립’과 같은 표현을 할 수 없도록 만든 것이다. 이처럼 명확한 근거없이 친환경 관련 문구를 사용하면 광고를 중단하거나 벌금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가디언은 광고업체들이 유럽연합의 이러한 조치 이후 법무팀과 긴밀히 협력해 광고 문구를 정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탄소 중립’, ‘지속가능한’, ‘친환경’과 같은 홍보 문구를 활용할 때 규제 위반여부를 따져가며 조심스럽게 써야 하기 때문이다.
유럽연합 환경부문 집행위원인인 비르기니우스 신케비치우스는 가디언을 “규제 당국은 소비자가 그린워싱으로 오해하지 않게끔 기업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이러한 규제를 환영하는 광고 업체도 존재한다.
삼성의 광고 캠페인을 대행한 와이든+케네디 암스테르담의 블레이크 해롭 회장은 가디언을 통해 “환경보호를 위해 진정으로 노력을 기울인 브랜드의 경우 (이번 규제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기업이 친환경 경영을 위장하고 있을 때 차별화된 홍보를 하기 어려웠던 진정한 친환경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해롭 회장은 가디언을 통해 “환경적으로 책임감 있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사업에 더 도움이 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