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석유수출국기구와 기타산유국 모임(OPEC+) 가운데 8개국이 원유 생산을 줄이겠다고 결정했지만 유가 오름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임환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OPEC+ 국가의 이번 감산 조치는 최근 유가 급락과 초과공급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원유 수요가 제한돼 2분기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평균 85달러에서 오르내릴 것이다”고 내다봤다.
▲ 석유수출국기구와 기타산유국 모임(OPEC+) 가운데 8개국이 원유 생산을 줄이겠다고 결정했지만 유가 오름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OPEC과 펌프 모형. <연합뉴스> |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등 OPEC+ 가운데 일부 국가는 장관급 감시위원회를 하루 앞둔 2일 원유 생산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 조치는 5월부터 올해 말까지 계속된다.
OPEC+가 지난해 10월 하루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합의한 것과는 별개의 조치로 여겨진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이날 방침을 발표하며 지난해 발표한 대규모 감산정책과는 별개의 조치라고 덧붙였기 때문이다.
추가감산 이유로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가운데 신용경색과 경기침체 우려가 더해져 유가가 급락한 점이 꼽혔다. 올해와 2024년 초과공급 우려도 감산 원인으로 지목됐다.
임 연구원은 “이번 결정은 미국 SVB 사태 등 은행권 위기가 발생하면서 유가가 급락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며 “장기적으로는 올해와 내년 원유 초과공급을 우려해 유가를 띄우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원유 감산 조치에도 당장의 유가 오름세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경기침체로 원유 수요 증가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 원유수요와 성장률은 높은 상관관계를 지닌다.
임 연구원은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지역에서 수요 약화가 원유 수요 확대를 제한할 것이다”며 “세계성장률은 지난해 2.9%에서 올해 1.7%로 둔화됐는데 이를 고려하면 올해 원유 수요는 1.5% 증가에 그칠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원유 초과공급량은 지난해 44만 배럴이었는데 올해는 57만 배럴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