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연구진이 박테리아(세균)를 활용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공격하는 치료제를 개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은 21일 생물자원센터 박승환 박사 연구팀이 항암 치료효과와 효율성을 모두 개선한 항암 생균 치료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21일 암세포에 항암 물질을 효과적으로 전달해 치료하는 세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
약물 치료나 방사선 치료 등 기존 항암 치료는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 세포에도 손상을 주거나 과도한 면역물질(사이토카인) 분비를 일으킨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이런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해 약화된(약독화) 세균에 항암 물질을 함유시켜 암세포로 전달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약독화 세균이 암세포를 찾을 수 있어도 세균에 실린 항암 물질이 종양을 둘러싼 세포외기질(세포구조를 지지하는 물질)을 통과하지 못해 치료 효율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생명연 연구팀은 종양 세포외기질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함유한 약독화 살모넬라균을 개발했다. 이 세균은 종양 세포외기질의 주요 성분인 히알루론산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분비해 항암 물질이 종양 내부까지 침투하도록 만든다.
연구팀은 췌장암과 유방암에 걸린 실험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을 통해 약독화 살모넬라균이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고 사멸시키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가 향후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집합) 기반 표적 항암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승환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세균은 다양한 치료물질의 효율적인 전달체로서 항암 치료효과를 증대시킬 것이다"며 "한국인 마이크로바이옴 뱅크에서 우수한 항암 표적 박테리아를 발굴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항암 생균 치료제 개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약독화 살모넬라균 연구는 약물전달시스템 분야 학술지 제어방출저널(Journal of Controlled Release) 3월호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