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부동산원장이 부동산통계의 정확성을 두고 다시 한번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원 통계자료에 일부 왜곡이 있었다고 보고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동산값의 급락으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만큼 보다 정확한 부동산통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동산원 통계는 정부 정책의 첫출발이 된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9월부터 국토교통부, 통계청, 한국부동산원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의 실지감사를 오는 16일 마무리하고 조만간 감사 결과를 내놓는다.
감사원은 애초 10월 말에 감사를 종료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를 7주 연장한 만큼 부동산원 통계작성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감사원이 이번 감사를 통해 부동산가격 동향 조사를 할 때 표본을 의도적으로 치우치게 추출하거나 조사원이 숫자를 임의로 입력하는 등의 통계 왜곡 정황을 파악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앞서 부동산원은 지난 2020년 부동산값 폭등이 시작될 즈음 통계 왜곡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2020년 7월 김현미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에서 “3년 동안 서울 주택가격이 11% 올랐다”고 말하면서 정치권과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김 장관의 발언은 부동산원의 2017년 5월부터 2020년 5월까지 매달 내놓은 월간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을 근거로 한 것이다. 그런데 같은 기간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서울 주택가격이 50% 이상 오른 것으로 나왔다. 5배 정도가 차이가 난 셈이다.
이에 손 원장은 지난 2021년 7월 첫째 주부터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통계 표본수를 기존 9400세대에서 3만2천 세대로 3.4배 늘렸다.
이렇게 표본수를 늘리자 부동산원 조사와 KB부동산 조사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2021년 1월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부동산원 5억6999만 원, KB부동산 6억4216만 원으로 7200만 원 차이가 났다. 같은해 7월에는 부동산원 7억2126만 원, KB부동산 7억2406만 원으로 격차가 280만 원으로 줄었다.
시살 손태락 원장이 2021년 2월26일 부동산원장에 취임한 것을 고려하면 2020년 김현미 장관 당시 통계 왜곡 논란에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부동산업계는 부동산원 통계가 실제 집값과 여전히 많은 차이가 난다는 비판이 계속 나온다.
부동산원은 2022년 1월 말부터 3월 둘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값이 떨어졌다고 발표했지만 KB부동산과 부동산114에서는 같은 기간 떨어지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부동산원 통계의 신뢰도가 중요한 것은 이를 바탕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부동산원의 '악연'도 새삼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원 장관은 제주도지사로 근무하던 2021년 4월5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체 조사를 통해 공시가격 산정 오류를 발견했다며 재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앞선 3월15일 정부가 부동산원 조사를 근거로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공개했는데 상승률이 19.08%에 이르러 2007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는데 원 장관은 해당 조사의 신뢰성을 문제삼은 것이다.
공시가격은 부동산원이 현장조사를 통해 산정하고 국토교통부가 공시한다. 공시가격은 보유세, 증여세, 건강보험료, 개발부담금 등 60개 분야의 기준지표로 활용된다.
그러나 부동산원과 민간통계 대표로 꼽히는 KB부동산의 통계조사 결과의 차이는 조사방법의 차이에 주로 기인한다.
두 조사 기관은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은 같지만 부동산원은 개별 조사자가 공인중개업소 등에 물어 시세를 파악하고 KB부동산은 공인중개업소가 직접 입력하는 ‘거래 가능한 가격’을 종합해 시세를 집계한다.
양쪽 모두 조사방법에 일정한 한계를 갖고 있다. 부동산원은 실제 조사를 담당하는 개별 조사원이 전문성을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없고 별도의 검증방법도 없다는 비판을 받는다. KB부동산 쪽은 공인중개업소가 시장의 흐름에 휘둘릴 수 있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통계는 해마다 아파트가 멸실되고 새로 지어지면서 표본 자체가 달라지기에 시간흐름에 따라 가격 변화를 보여주기가 어렵다는 근본적 한계도 갖고 있다.
부동산원 통계는 KB부동산에 견줘 조사지역이 많지만 표본의 숫자가 적다는 장단점이 있다. 이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부동산원과 민간 조사업체 통계를 모두 참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 부동산원 통계의 장점도 옛말이 됐다는 말도 나온다. KB부동산은 지난 11월에 주택시장 동향 파악을 위한 표본을 크게 확대했다.
아파트 기준으로 KB부동산은 개편 이전 전국 152개 구시군, 3만1800세대 표본수를 11월부터 240개 구시군, 6만2220세대로 크게 늘렸다.
부동산원은 전국 261개 구·시·군, 3만2천 세대를 표본으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손 태락 원장은 1985년 경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31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국토교통부에서 30년 가까이 일하며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과 주택토지실장, 국토도시실장 등의 주요 보직을 거쳐 부동산 분야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손 원장은 2021년 2월26일 취임사를 통해 “부동산 공시가격의 대국민 신뢰도와 부동산 통계의 정확성 및 적시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며 “한국부동산원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명실상부한 부동산 전문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원 통계자료에 일부 왜곡이 있었다고 보고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동산값의 급락으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만큼 보다 정확한 부동산통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동산원 통계는 정부 정책의 첫출발이 된다.
▲ 한국부동산원이 부동산 통계의 정확성을 놓고 또 논란이 휩싸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9월부터 국토교통부, 통계청, 한국부동산원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의 실지감사를 오는 16일 마무리하고 조만간 감사 결과를 내놓는다.
감사원은 애초 10월 말에 감사를 종료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를 7주 연장한 만큼 부동산원 통계작성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감사원이 이번 감사를 통해 부동산가격 동향 조사를 할 때 표본을 의도적으로 치우치게 추출하거나 조사원이 숫자를 임의로 입력하는 등의 통계 왜곡 정황을 파악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앞서 부동산원은 지난 2020년 부동산값 폭등이 시작될 즈음 통계 왜곡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2020년 7월 김현미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에서 “3년 동안 서울 주택가격이 11% 올랐다”고 말하면서 정치권과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김 장관의 발언은 부동산원의 2017년 5월부터 2020년 5월까지 매달 내놓은 월간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을 근거로 한 것이다. 그런데 같은 기간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서울 주택가격이 50% 이상 오른 것으로 나왔다. 5배 정도가 차이가 난 셈이다.
이에 손 원장은 지난 2021년 7월 첫째 주부터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통계 표본수를 기존 9400세대에서 3만2천 세대로 3.4배 늘렸다.
이렇게 표본수를 늘리자 부동산원 조사와 KB부동산 조사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2021년 1월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부동산원 5억6999만 원, KB부동산 6억4216만 원으로 7200만 원 차이가 났다. 같은해 7월에는 부동산원 7억2126만 원, KB부동산 7억2406만 원으로 격차가 280만 원으로 줄었다.
시살 손태락 원장이 2021년 2월26일 부동산원장에 취임한 것을 고려하면 2020년 김현미 장관 당시 통계 왜곡 논란에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부동산업계는 부동산원 통계가 실제 집값과 여전히 많은 차이가 난다는 비판이 계속 나온다.
부동산원은 2022년 1월 말부터 3월 둘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값이 떨어졌다고 발표했지만 KB부동산과 부동산114에서는 같은 기간 떨어지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부동산원 통계의 신뢰도가 중요한 것은 이를 바탕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부동산원의 '악연'도 새삼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원 장관은 제주도지사로 근무하던 2021년 4월5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체 조사를 통해 공시가격 산정 오류를 발견했다며 재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앞선 3월15일 정부가 부동산원 조사를 근거로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공개했는데 상승률이 19.08%에 이르러 2007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는데 원 장관은 해당 조사의 신뢰성을 문제삼은 것이다.
공시가격은 부동산원이 현장조사를 통해 산정하고 국토교통부가 공시한다. 공시가격은 보유세, 증여세, 건강보험료, 개발부담금 등 60개 분야의 기준지표로 활용된다.
그러나 부동산원과 민간통계 대표로 꼽히는 KB부동산의 통계조사 결과의 차이는 조사방법의 차이에 주로 기인한다.
두 조사 기관은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은 같지만 부동산원은 개별 조사자가 공인중개업소 등에 물어 시세를 파악하고 KB부동산은 공인중개업소가 직접 입력하는 ‘거래 가능한 가격’을 종합해 시세를 집계한다.
양쪽 모두 조사방법에 일정한 한계를 갖고 있다. 부동산원은 실제 조사를 담당하는 개별 조사원이 전문성을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없고 별도의 검증방법도 없다는 비판을 받는다. KB부동산 쪽은 공인중개업소가 시장의 흐름에 휘둘릴 수 있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통계는 해마다 아파트가 멸실되고 새로 지어지면서 표본 자체가 달라지기에 시간흐름에 따라 가격 변화를 보여주기가 어렵다는 근본적 한계도 갖고 있다.
부동산원 통계는 KB부동산에 견줘 조사지역이 많지만 표본의 숫자가 적다는 장단점이 있다. 이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부동산원과 민간 조사업체 통계를 모두 참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 부동산원 통계의 장점도 옛말이 됐다는 말도 나온다. KB부동산은 지난 11월에 주택시장 동향 파악을 위한 표본을 크게 확대했다.
아파트 기준으로 KB부동산은 개편 이전 전국 152개 구시군, 3만1800세대 표본수를 11월부터 240개 구시군, 6만2220세대로 크게 늘렸다.
부동산원은 전국 261개 구·시·군, 3만2천 세대를 표본으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손 태락 원장은 1985년 경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31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국토교통부에서 30년 가까이 일하며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과 주택토지실장, 국토도시실장 등의 주요 보직을 거쳐 부동산 분야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손 원장은 2021년 2월26일 취임사를 통해 “부동산 공시가격의 대국민 신뢰도와 부동산 통계의 정확성 및 적시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며 “한국부동산원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명실상부한 부동산 전문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