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2-12-15 11: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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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형석 오리온 신규사업팀 전무가 바이오사업 합작법인 대표에 오르며 오리온의 바이오 사업의 주춧돌을 놓는 일을 맡게 됐다.
장기간 노력과 비용이 들어가는 바이오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기틀을 다지는 막중한 책임을 짊어진 셈이다.
▲ 김형석 오리온 신규사업팀 전무가 바이오사업 합작법인 오리온바이오로직스의 대표로 선임됐다.
1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오리온홀딩스는 13일 하이센스바이오와 합작법인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신설하면서 김형석 전무를 대표에 올렸다.
김 신임 대표는 1963년 10월5일 태어나 서강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2013년까지 이마트에서 마케팅담당 상무로 일하다 2016년 오리온에 신규사업부문장으로 합류했다. 이후 오리온이 새로운 성장 동력인 바이오사업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과사업으로 이름 높은 오리온은 음료, 간편대용식과 더불어 바이오사업을 3대 신사업으로 선정해 육성해왔다. 이 가운데 비교적 낯선 분야인 바이오사업에 대해서는 기존 제약바이오기업과 협력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오리온 바이오사업은 2021년 중국 국영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과 현지 합자법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산둥루캉하오리요우는 국내 유망 바이오기술을 도입해 중국에서 상용화한다. 현재까지 진단기업 지노믹트리, 백신기업 큐라티스 등을 협력 대상으로 확보했다.
김 대표가 조정간을 잡은 오리온바이오로직스는 법인 설립 단계에서부터 국내기업과 '2인3각'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산둥루캉하오리요우와 다르다. 회사 지분을 오리온홀딩스가 60%, 하이센스바이오가 40% 나눠 갖는다. 중국만이 아닌 아시아 전역이 진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오리온바이오로직스가 먼저 공략할 분야는 치과질환 치료제다. 하이센스바이오가 보유한 시린이, 충치, 치주질환 등 치과질환 치료제 기술을 도입하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시장에서 상용화를 위한 제품 개발과 임상 인허가를 추진하게 된다.
하이센스바이오는 2016년 설립된 기업으로 상아질 및 치주조직 재생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상아질 재생 후보물질 ‘KH001’에 대한 임상2a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신약개발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바이오협회 조사에 따르면 2011~2020년 신약개발 성공률은 7.9%에 불과했다. 임상1상부터 허가까지 평균 개발기간은 무려 10.5년에 이른다.
하이센스바이오가 보유한 후보물질 중 ‘KH001’을 제외한 나머지는 아직 전임상 단계에 있다. 앞으로 오리온바이오로직스가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오리온과 하이센스바이오는 오리온바이오로직스에 자본금을 165억 원까지 출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신약개발의 어려움을 고려하면 앞으로 추가 자금이 필요해질 공산이 크다. 초기 제약바이오기업은 대부분 여러 해 동안 적자 운영을 면하기 어렵다.
이런 자금 부담을 완화하는 일도 김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볼 수 있다. 신약 기술수출을 달성하거나 바이오사업 이외의 다른 사업을 병행함으로써 오리온바이오로직스 자체적으로 수익원을 마련하는 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 관계자는 오리온바이오로직스 설립에 대해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단계다”며 “합작회사를 통해 향후 구강청결제, 치약 등 의약외품뿐만 아니라 식품 소재 영역까지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