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초 기후대재앙을 소재로 다룬 웹드라마 ‘러브 인 블루’가 9일 방영을 시작했다. 제작사 이철 대표는 기후위기를 "혼자서는 어렵지만 같이 하면 더 빨리 더 크게 해결에 다가갈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사진은 주인공 천왕성(왼쪽, 배우 장세원)과 자원화(오른쪽, 배우 김윤서). <로우카본>
[비즈니스포스트] 지금으로부터 10년 뒤인 2032년, 기후재앙은 일상이 된다. 한여름에 갑자기 한파가 오고 한겨울에 갑자기 무더위가 닥친다.
‘현재 외부 활동 중단 요망, 즉시 실내로 대피’ 라는 문자가 오면 사람들은 일을 하다가도 하루 몇 번씩 실내로 긴급히 대피한다. 물가가 치솟아 쇠고기 가격은 80g에 130만 원을 기록한다. 들끓는 민심에 정부는 기후 위기를 전담하는 기후청을 신설한다.
기후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희망은 ‘유러너스 플랜’. 기후청의 과학자 자원화(김윤서 분)는 10년 전 이 플랜을 연구하다 잠적한 과학자 천왕성(장세원 분)을 찾아나선다.
국내 최초 기후대재앙을 소재로 다룬 웹드라마 ‘러브 인 블루’가 9일 유튜브 채널 ‘로우카본’에서 방영을 시작했다. 이 드라마를 제작한 ㈜로우카본은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개발한 기술기업이다.
왜 기술기업이 직접 드라마 제작에 나섰을까.
이철 로우카본 대표는 9일 비즈니스포스트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기후변화 라는 문제를 쉽게 알리기 위해 그동안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었지만 홍보 효과가 충분치 못해 드라마 제작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후변화의 티핑포인트가 눈앞에 닥쳐왔다고 보고 있었다.
그는 “지구 온도가 서서히 상승하면서 어느 순간에는 사람이 컨트롤 할 수 없는 순간이 오는데 이를 티핑포인트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그 증거 중 하나가 영구동토의 해빙이다. 원래 북극 고위도 지역의 영구동토는 여름에도 녹지 않고 2년 이상 일 년 내내 항상 얼어있다. 최후 빙하기의 잔존물도 그 속에 있다.
그런데 최근 영구동토가 빠르게 녹고 있다. 오래된 유기탄소 퇴적물을 품고 있는 영구동토에는 현재 대기에 이산화탄소로 존재하는 탄소량보다 최소 2배의 탄소가 들어 있다.
“북극해의 얕은 대륙붕에 있는 해저 영구동토를 비롯해 상당량이 메탄과 이산화탄소로서 배출된다면 대기 농도가 증가할 것이고 따라서 대기 온도가 높아져 티핑포인트를 넘을 것이다.”
이 대표는 이 티핑포인트를 늦추고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만히 있으면 한국의 기후변화도 가속될 것”이라며 올해 가을의 가뭄을 증거로 꼽았다. 이 가뭄으로 많은 사람들이 단수를 겪었고 삶의 질이 떨어졌다.
“티핑포인트는 인류 문화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시청자들과 기후변화 예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을 다 같이 해야 하는 이유다.”
티핑포인트를 넘어선 미래의 한반도에서 드라마 주인공들은 절박하게 해법을 찾아 나선다. 이미 절망으로 가득찬 세상에서 이들을 추동하는 동력은 뭘까.
이 대표는 “주인공들은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러브 인 블루' 제작사 이철 대표. <로우카본>
“결국 기술로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하게 된 거다. 기후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당위성도 중요하지만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작동한 것으로 본다. 혼자서는 어렵지만 같이 하면 더 빨리 더 크게 해결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 가능성이 바로 드라마 주인공 천왕성이 연구했던 '유너러스 플랜'에 담겨 있다. 수소를 근간으로 한 에너지 생태계를 만들고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로 기후재앙을 불러온 대기 속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이다.
이 대표는 “유너러스 플랜에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서 녹색수소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담겨 있다”고 소개했다.
“천왕성은 대기의 83%가 수소로 이뤄져 있다. 우리가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첫 번째 길이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수소다. 인류의 행복이 지속되기 위해서 에너지 생태계를 수소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대표는 “미래에는 미래가 없다”며 “미래가 없는 미래를 미래가 있는 미래로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게 주인공 천왕성과 주변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두가 이들처럼 절박하게 나설 필요는 없다. ‘사소한 노력’부터 시작하자고 이 대표는 제안했다.
“전기 절약 등 사소한 노력이 모여 인류 공동체를 구할 것이다. 이 기사를 독자들 또한 관심을 두고 다 같이 동참해주실 바란다.” 박소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