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폴더블 시장에 참여할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생태계 확장에 속도가 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Flex S' 모습.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애초 예상보다 빠르게 폴더블 모바일 기기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의 폴더블 시장 조기 진입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업기반을 더 다질 기회가 될 수 있다.
애플은 폴더블 스마트폰이 아닌 폴더블 태블릿PC시장으로 진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삼성디스플레이 폴더블 디스플레이 사업에 확장성을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1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폴더블 기기 시장에 진입할 경우 기술력에서 가장 앞선 삼성디스플레이를 협력업체로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패널업체들도 폴더블 디스플레이 패널을 생산하고 있지만 수율 및 기술 안정화 문제로 인해서 실질 생산량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에 따른 반도체 수출규제가 디스플레이 산업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이런 시각에 힘을 싣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1년 말 기준으로 글로벌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93%로 중국 업체들을 제치고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디스플레이업체 BOE가 올레드 기술 고도화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점차 높여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기술격차로 인해 삼성디스플레이를 위협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2017년부터 애플 아이폰X 모델에 올레드(OLED) 패널을 공급하기 시작해 꾸준히 거래를 유지하고 있어 폴더블 디스플레이에서도 협력을 이어나갈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애초 시장에서는 애플이 폴더블 시장에 진입하는 시기가 일러야 2025년 무렵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조사기관에서 애플이 폴더블 시장에 진입하는 시기가 1년 정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의 성장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CS인사이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애플이 스마트폰인 아이폰에 앞서 2024년부터 태블릿PC 아이패드에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먼저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애플이 아이폰에 앞서 아이패드에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먼저 적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시장잠식 우려와 높은 가격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이 태블릿PC 아이패드에 먼저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게 되면 현재 노트북과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더 넓은 범위의 사용자들에게 폴더블 디스플레이 사용 경험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사업기반이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애플은 아이패드를 연간 6천만대 팔아 관련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IT업계 큰 손이기 때문에 단순히 하나의 대형 IT기업이 폴더블 디스플레이 생태계에 참여하는 것 이상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IT수요 침체에도 불구하고 폴더블 시장은 견고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삼성디스플레이에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는 올해 폴더블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1670만 개로 지난해보다 2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내년 출하량은 3400만 개가량으로 예상돼 2021년과 비교해 4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폴더블폰뿐 아니라 노트북PC, 태블릿PC로도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쓰임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애플이 폴더블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4년 무렵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원가도 감가상각이 종료됨에 따라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으로 6.1인치 폴더블 패널 제조원가에서 감가상각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로 추정된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폴더블 디스플레이 생산에서 감가상각비 부담이 줄어들면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가격을 낮춰 시장에 침투율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