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3사가 글로벌 발주량 감소로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조선업황은 사전예측이 가능한데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나금융연구소가 16일 발표한 ‘최근 조선업 위기의 의미와 교훈’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 3사 수주잔고는 2013년 1180억 달러(139조 원)에서 올해 1분기 964억 달러(113조 원)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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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현대중공업 수주잔고 감소폭이 가장 컸다. 2013년 399억 달러에서 올해 1분기 290억 달러로 27.3% 줄었다.
삼성중공업은 같은 기간 375억 달러에서 306억 달러로 18.4% 감소했고 대우조선해양은 406억 달러에서 368억 달러로 9.4% 감소했다.
수주잔고가 급감한 이유는 전 세계적인 발주가뭄 때문이다. 올해 들어 4월까지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390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마지황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극심한 선박 발주의 침체원인은 누적된 선박의 공급과잉 때문”이라며 “2005년 이후 선박 공급 증가율이 물동량 증가율을 지속적으로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조선사가 겪고 있는 위기는 사전에 대비할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업은 전방산업인 해운업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다 전 세계 조선소 수주잔고가 매달 발표되기 때문에 선박 공급량은 상당부분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마 연구원은 “선박은 일정 기간에 공급량 예측이 가능하고 한번 늘어난 공급은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며 “조선·해운업의 위기 발생은 조기 감지가 가능한데 적절한 대응에 실패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마 연구원은 조선·해운업과 유사한 특성을 지닌 건설업과 호텔업 등도 공급증가에 대해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 연구원은 “건설업 및 호텔업도 단기간 내의 공급증가는 일정부분 예측이 가능하고 공급조절이 어려운 산업”이라며 “이런 공급조절 탄력성이 낮은 산업은 공급증가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