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고려아연이 아연가격과 제련수수료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좋은 수익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부회장은 높아진 이익 체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소재인 동박 양산체제를 구축하는데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전날 아연가격은 449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2006년 사상 최고치인 4515달러에 거의 근접한 것으로 2월과 3월 평균가격보다도 각각 22%, 11% 상승한 것이다.
이런 아연가격 고공행진은 한동안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중국의 가동 상황을 고려하면 한동안 글로벌 아연 공급은 한동안 빠듯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려아연은 최근 캐나다 광업회사 텍 리소스와 올해 아연정광 제련수수료 협상에서 지난해보다 44.7%(71달러)오른 톤당 230달러에 합의하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선 고려아연이 올해 아연 가격 상승과 아연정광 제련수수료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조 원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려아연의 2022년 연결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1.5% 상승한 1조3321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올해 동박 양산체제를 구축할 목표를 세워둔 최 부회장으로서는 동박 사업 확대에 필요한 이익체력을 크게 키우게 된 것이다.
최 부회장은 2차전지소재 동박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 부회장은 동박 제조 100% 자회사 케이잼을 통해 신규투자를 진행해 올해 10월까지 연산 1만3천 톤의 양산 생산체제를 구축한 뒤 고객사 확보 상황을 봐가며 5만 톤 이상 추가 증설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고려아연은 최근 시제품 생산을 시작하면서 고객사들의 품질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고객사들의 품질인증을 마치는 대로 최 부회장은 안정적 동박 생산체제를 구축하는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의 동박사업 전망을 밝게 보는 시선이 많다.
고려아연은 생산량 기준 세계 1위 아연 제련 업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아연제련 기술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연제련 공정에서 아연용액을 전기분해한 뒤 알루미늄 음극판에 아연 이온을 전착시키는 방식은 동박 생산의 핵심인 전해공정과도 유사한 부분이 많다.
더욱이 고려아연은 동박의 주원료인 고순도 동과 황산 등을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
고려아연은 연간 전기동 5만 톤과 황산 120만 톤을 자체생산하고 있다. 전기동은 전선 등에 쓰이는 순도 99.8% 이상의 구리를 말한다. 이에 고려아연은 동박 분야 후발주자이지만 원가 측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박사업은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양산에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최 부회장으로서는 높은 이익체력을 바탕으로 본업에서 쌓은 기술과 원료 조달 측면의 이점을 활용한다면 동박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최 부회장은 지속가능보고서에서 “고려아연은 전기동 생산 노하우를 기반으로 불순물 함량이 높은 저품질의 원료로도 별도의 전처리 공정없이 배터리용 동박을 생산할 수 있다”며 기술력과 관련해 강한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동박 1만 톤을 생산하면 매출은 1500억 원, 영업이익은 230억 원을 추가로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동박 시범생산에 들어가면서 고객사의 다양한 품질 기준에 맞추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조만간 완료할 것으로 보고 있고 양산에 들어가면 곧바로 증설을 검토할 것이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