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회사들이 한정판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한정판 모델을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해 판매를 늘리고 브랜드 가치도 높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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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가 내놓은 그랜저 30주년 한정판 모델. |
현대차가 9일부터 선착순 500대 한정 판매에 들어간 그랜저 30주년 기념모델 ‘그랜저 더 타임리스’가 이날 오전 100대 계약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이 3680만 원으로 그랜저치고도 높은 편인 데다 올해 안에 신형 그랜저가 출시되는 점을 고려하면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쏘나타 30주년 기념모델 ‘쏘나타 와일드 버건디’ 300대도 판매를 시작한 지 3분 만에 계약이 완료됐다. 당시 판매가격은 2760만 원으로 기존 쏘나타의 최고급 사양과 비슷한 가격대였다.
쏘나타 한정판 모델은 쏘나타를 사고 싶지만 너무 흔하다는 점 때문에 구매를 망설였던 젊은층에게 긍정적 반응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쏘나타를 탔던 중장년 고객 사이에서도 호응이 좋았다.
한정판 모델은 국내 자동차회사보다 수입차회사들이 더욱 자주 내놓는다. 수입차 브랜드의 경우 고객의 충성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BMW코리아는 최근 BMW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신형 7시리즈의 한정판 모델을 100대 한정으로 국내에 출시했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한국 진출 20주년을 기념하는 한정판 모델을 내놓기도 했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수입차 브랜드도 한정판을 자주 내놓으며 남들과 다른 차를 타기 원하는 젋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BMW의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는 지난해 5월 한국 진출 10주년을 기념하는 한정판 모델을 내놓았다. 이 모델은 4개월 만에 한정 수량 100대가 모두 팔렸다.
미니는 올해도 독특한 디자인의 한정판을 잇따라 내놓았다. 3월에 100대 한정으로 블랙수트 에디션을, 4월에 20대 한정으로 뉴 클럽맨 젠틀맨 에디션을 선보였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자동차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신차를 내놓으면서 국내 자동차시장이 한층 풍성해졌지만 그 가운데서도 더욱 특별한 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한정판 모델에 지갑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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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W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신형 7시리즈의 한정판 모델. |
한정판 모델은 자동차회사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장사다.
내외장 색상을 기존 모델과 달리 하거나 일부 편의사양을 탑재하는 등 비교적 쉬운 방법으로 한정판을 내놓을 수 있는 반면 홍보효과는 매우 큰 편이다.
특히 그랜저나 쏘나타처럼 30주년 기념모델을 내놓으면 역사와 전통을 강조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무늬만 한정판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정판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너무 소폭의 변화만 주거나 한정판이라고 말해놓고 몇 대 한정인지 밝히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정판에 대한 소비자의 피로감만 높일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