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지주사인 SK가 계열사에게 거두는 브랜드 로열티 수입이 어지간한 대기업의 연간 영업이익과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지난해 8월 합병한 뒤부터 연말까지 17개 계열사에게 모두 989억 원의 브랜드 로열티 수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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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대식 SK 사장. |
SK가 지난해 거둔 브랜드 로열티 수입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2370억 원 규모에 이른다. 이는 어지간한 국내 대기업이 1년 동안 내는 영업이익과 맞먹는 규모다.
SK는 2017년까지 계열사들에게 모두 6998억2500만 원의 브랜드 로열티 수입을 받기로 계약을 맺어놓았다.
SK가 계열사들에게 브랜드 로열티 수익을 받는 구조는 간단하다. ‘행복날개’로 대표되는 SK그룹의 브랜드 지적재산권(IP)과 상표권을 SK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는 계열사가 사용료를 지불한다는 것이다.
SK 관계자는 “SK는 브랜드 로열티 수익을 SK그룹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그룹 브랜드의 저작권 등을 보호하는데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는 지난해 8월 SKC&C와 합병한 뒤 에너지와 반도체, 정보통신기술(ICT)사업 등을 육성하는 ‘사업형 지주사’ 체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연매출 200조 원을 낸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SK가 매년 계열사들에게 안정적으로 거두는 브랜드 로열티 수익이 SK의 중장기 목표를 달성하는데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SK가 매년 막대한 브랜드 로열티 수익을 거두는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마디로 이 수익이 ‘땀흘려 번 돈’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의 최대주주로 있다는 점에서 ‘총수가 주요 주주로 있는 회사를 의도적으로 밀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도 지주사 체제로 운영되는 대기업의 브랜드 로열티 수익이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있다.
김기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SK와 LG 등 지주사를 보유한 국내 5대 대기업이 계열사에게 거둔 브랜드 로열티 수익이 2010년부터 5년간 40%나 증가했다며 대기업 지주사가 부당한 지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손효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