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2021-11-05 16: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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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위험회피 수단으로 금의 위상을 위협할 수 있을까?
비트코인 시세 전망을 놓고 금과 비트코인의 경쟁관계가 주목된다.
▲ 비트코인 가상 이미지.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위험회피 수단으로 금을 대체하며 시세 상승을 이어갈 수 있다는 시선과 변동성이 큰 위험자산에 불과하다는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
5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최근 비트코인 시세 강세는 글로벌 물가 상승에 대응한 위험회피 자산으로서 역할이 부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은 전통적으로 물가 상승에 따른 자산의 가치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맡아왔는데 이 역할을 비트코인이 대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반기 들어 글로벌 물가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전세계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풀어둔 돈이 너무 많은 탓이다.
10월 말 미국 정부가 발표한 9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올랐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4일 물가 상승과 관련한 성명에서 최근 물가 상승이 일시적 상황이라고 짚으면서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재개에 따른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일부 분야에서 가격이 상당히 올랐다고 인정했다.
기관투자자들이 위험회피 자산에 시선을 돌리는 이유다.
다만 이전과는 달리 전통적 위험회피 자산인 금이 중심에 서있지는 않고 있다.
페이팔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은 1일 보수단체 콘퍼런스에 참석해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는 것은 경제가 진짜 인플레이션에 직면해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며 "가상화폐를 좀 더 일찍 많이 사두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10월1일부터 10월30일까지 글로벌 금시세를 살펴보면 1752달러에서 1793달러로 2.3% 증가했다. 반면 비트코인 시세는 같은 기간 4만3120달러에서 6만427달러로 40.13% 급증했다.
비트코인이 위험회피 자산으로서 금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아직 금 시가총액은 비트코인 시가총액을 월등히 앞서고 있다. 글로벌 자산 분석사이트 컴패니마켓캡에 따르면 5일 기준 금 시가총액은 11조4120억 달러, 비트코인 시세는 1조1750억 달러다.
하지만 성장세를 고려하면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하는 것이 허황되지만은 않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비트코인이 위험회피 수단으로 금과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수록 시세 상승은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은 4일 기관투자자가 금보다 비트코인을 더 선호하기 시작하면 장기적으로 14만6천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금보다 약 4~5배 높아 장기적 목표치인 14만6천 달러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변동성 문제가 먼저 해소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변동성을 고려한 공정가치는 3만5천 달러로 평가했다.
반면 비트코인이 위험회피 자산이 아닌 위험자산이라는 시선도 여전하다.
피터 시프 유로퍼시픽캐피탈 회장은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비트코인이 오르고 금이 떨어진다고 해서 비트코인이 금보다 나은 인플레이션 회피 수단인 건 아니다"며 "비트코인은 다른 고위험 자산과 동반상승하는 거품일 뿐이며 거품이 꺼지면 금보다 크게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